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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위기 여야의정 협의체…윤 대통령·한 총리 잇따른 민생 의료 행보


입력 2024.11.30 08:00 수정 2024.11.30 08:1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여야의정협의체 의사단체들 이탈 가능성

尹, 대통령 최초 '신생아 집중치료실' 방문

韓은 전남 '병원선'·'분만 산부인과' 찾아

"필수의료 강화에 5년간 30조원 이상 투입"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른둥이 지원 간담회' 전 입원 중인 다섯쌍둥이의 다섯째를 보고 있다. 왼쪽부터 주치의 윤영아 교수, 부모, 윤 대통령 ⓒ대통령실

천신만고 끝에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사단체들의 이탈로 파행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잇따라 민생 의료 행보에 나서며 '지역·필수 의료'를 강조하고 있다.


2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이른둥이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은 지난 10월 제주대학교 병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며, 2월 의료 개혁 발표 이후 13번째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국내 최초 '자연임신 다섯쌍둥이' 부모인 김준영씨·사공혜란씨 부부와 세쌍둥이 모친 정혜은씨, 아이들을 돌본 의료진들과 만나 이른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른둥이'는 수개월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여러 합병증을 치료받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이 많이 되고 있는데, 현재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되는 의료비 지원 한도를 대폭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 지원 강화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소아·분만과 같은 필수 중의 필수 의료분야를 지원하기 위해서 지역 소아의료 서비스 체계를 개선하고 보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의료인력 확충,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지역 필수의료 강화 등에 5년간 30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직 대통령이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과 의료개혁에 힘을 쏟고 있는 윤 대통령이 '저출생' '의료 개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8%(6만1288명) 증가하며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어 대통령실과 정부는 고무된 분위기다. 반면 의료개혁은 여야의정 협의체가 파행할 위기에 처하면서 더뎌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전남 광양의 분만 산부인과인 광양 미래여성의원을 방문해 산모와 인사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이런 가운데 한 총리도 29일 전라남도의 도서 지역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동하는 병원인 '병원선'에 오르고, 전남 광양 유일 분만산부인과를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는 민생 의료 행보를 이어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일조하는 전남 병원선 511호에 방문해 "병원선은 의료사각지대인 섬마을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라며 "도서 지역 주민의 경우 의료기관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선 역할이 매우 소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가 찾은 병원선 511호는 국비 86억원과 도비 46억원 등 총 132억원을 들여 지난해 9월 새롭게 건조된 선박이다. 병원선은 시·군 내 도서를 돌며 의과, 치과, 한의과 진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방사선 등 각종 검사와 혈압·당뇨·치매 등 만성질환자 관리도 수행한다.


한 총리는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질 높은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어려움 속에서도 의료 개혁을 쉼 없이 추진하고 있다"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고 의료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정부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한의학회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일부 의사단체들의 이탈로 파행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수·지역의료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한 총리는 오후엔 전남 광양시 중동 미래여성의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산모들을 만나 "분만 인프라가 무너져 산모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일은 사라질 수 있도록 정부가 쉼 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분만취약지 지원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2025년 상반기부터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을 통해 일선 산부인과 병의원과 중증 치료기관의 협력 시스템 및 24시간 응급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미래여성의원은 산부인과 의사 3명이 365일 3교대로 24시간 분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광양은 전체 인구 15만명으로, 산업 기반이 탄탄해 18~45세 청년인구 비율(34.7%)이 전남에서 가장 높고 매년 청년층 중심으로 인구가 늘고 있는 곳이지만 관내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 병원은 이곳 뿐이다.


지난해 광양시에 출생신고를 한 아기는 832명으로, 이중 광양 시내에서 태어난 아기 221명(26.5%)은 모두 이 병원 산부인과 의사 손에 안겨 첫 숨을 쉬었다. 나머지 지역 산모들은 분만실을 찾아 인근 대도시로 갔다.


최주원 미래여성의원 대표원장은 "분만 병원을 유지하려면 3교대가 불가피해 의사가 3명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3년 전 전문의 한 분이 사직해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 분만 산부인과를 유지해 온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지역·필수의료를 지키는 일이 더는 괴롭지 않게 되는 날까지 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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