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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KBO리그, 2025시즌은 ‘더 빠르게’…승부치기는?


입력 2024.12.05 16:37 수정 2024.12.05 16:4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2025시즌부터 KBO리그에 정식 도입되는 피치클록. ⓒ 뉴시스

‘스피드업’을 꾀하는 KBO리그의 2025시즌은 더 빠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스트라이크존 조정 등 2025년 시즌 운영 변화를 발표했다.


먼저 ABS에 손을 댄다. 제6차 실행위원회(3일)를 통해 10개 구단 단장들이 논의하고 의결한 내용을 바탕으로 ABS 스트라이크존을 재설정했다.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 하향 조정한다. 신장 180㎝인 타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약 1㎝씩 스트라이크존이 상단과 하단 모두 아래로 이동한다.


ABS 도입 이후 현장에서는 “높은 코스 공략이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트라이크 존의 상단 측면을 좁히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KBO와 10개 구단은 결국 존 자체를 내리기로 했다. 현장의 의견을 더 반영한 결정이다.


세계 야구계에서 최초로 1부리그에서 시행한 ABS는 야구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한 공정성 확보와 함께 볼 판정 시비가 사실상 사라져 항의 횟수가 줄어들면서 경기 시간 단축에도 일조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피치 클록'은 예정대로 내년 1군에 도입한다.


메이저리그(MLB)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피치 클록은 투수들의 투구 준비 과정 및 타자들의 타격 준비 시간에 일정 부분 제한을 두면서 경기 속도를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MLB 사무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피치 클락을 도입하면서 경기당 시간이 무려 24분 단축되는 효과를 누렸다. 투수는 기존 20초에서 18초로 더 줄이면서 스피드업을 이뤄냈다. 올해 정규시즌 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36분으로 1984년(2시간35분) 이후 가장 짧다. 전문가들은 피치클록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스피드업을 꾀하는 KBO리그도 피치클록을 2025시즌부터 1군에 정식 도입한다. 올해는 시범 적용했는데 내년부터는 세부규정까지 확정해 시작한다.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투구 간격은 25초로 확정했다. MLB는 18초, 대만은 25초다.


피치클록 도입은 경기 시간을 단축해 팬들에게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자는 것이 취지다.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견제구를 던져서 시간을 ‘초기화’ 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투수가 이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MLB에서는 견제구를 주자 당 2회, 대만 프로야구에서는 3회로 제한하고 있다.


KBO는 실행위원회에서도 연속 견제를 중심으로 한 투수판 이탈 제한 도입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이번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급격한 규칙 변화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완화한 규칙을 적용한 모양새다.


ⓒ 뉴시스

야구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였던 승부치기 도입은 올해도 불투명하다. MLB에서도 도입한 연장전 승부치기는 역시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행 중인데 1군 도입까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KBO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승부치기를 운영하면서 나타난 장단점 등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 중이다.


KBO 이경호 홍보팀장은 “아직 도입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승부치기에 대한 팬들의 인식, 그리고 현장 의견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기록 면에서도 여러 찬반이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가령 투수는 1,2루 주자, 혹은 2루 주자에 대해 실점하면 자책점에 오르지 않지만, 타자는 그 타점과 득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 차이를 좁혀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스피드업’을 추구하는 정책이 야구의 근본을 흔든다는 우려와 불만도 제기했지만, KBO는 고객(팬)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적극 도입하면서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야구의 맛과 가치를 지키되 바뀌는 세대의 흐름을 읽고 진화하는 KBO리그는 ‘스피드업’ 기치를 내걸고 세계 야구계와 발맞춰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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