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표결 '부결' 당론 결정 관련해
"작금의 국정 혼란 막지 못해 국민께 송구"
"당·나라 위해 자중자애…진심으로 감사"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불성립'된 직후 의원총회에서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 표결이 이뤄진 작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 의사결정이 있었다. 여기 계신 모든 의원 여러분께서 그렇듯, 나 역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작금의 국정 혼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부결'로 당론을 정한 것에 대해 "비록 우리가 당론을 정했다고 하지만, 의원 여러분 개개인의 생각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왜 모르겠느냐"라며 "그렇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 서로 자중자애하고, 자제력을 발휘하고, 인내심을 발휘하고 계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저마다 생각이 다른 이유도, 서로 다른 뜻을 모아 하나의 당론을 정한 이유도, 모두 집권여당으로서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라며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헌정이 위기다. 우리가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고 당론을 모아 탄핵을 막은 것은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한 무거운 결단"이라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히 잘못됐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스물다섯 번이나 발의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남발도 결코 죄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정치가 국민의 불안을 덜어드려야 한다. 그러려면 작금의 혼란을 질서 있게 수습해야 한다"라며 "탄핵은 수습의 길이 아니다. 탄핵이 가결되면 우리가 지금껏 숱하게 비판해온 민주당의 겁박정치가 이제 헌법재판소를 향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 원내대표는 "그 무거운 책임을 소수의 헌법재판관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우리 집권여당이 오롯이 떠안고 풀어가야 한다"면서 "이제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 자랑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그리고 헌법기관으로서, 76년 대한민국 헌정사를 지키기 위한 의정활동을 해나가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부족한 내게 중책을 맡겨주시고 믿고 따라주신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부여해주신 임무를 마지막까지 수행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라며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 탄핵의 비극과 혼란상은 정말 오늘이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호소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가 사의 표명을 했지만, 의원들은 재신임 절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원내지도부의 공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 조지연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 일원도 추 원내대표와 함께 사퇴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의원들의 재신임에도 추 원내대표는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