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 나오면 봐달라"던 황동혁 감독
어설픈 연기력으로 더 큰 비난받는 탑
마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탑(본명 최승현)이 ‘오징어 게임2’로 복귀했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차갑다. ‘작품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이 나올 만큼 부족한 연기력으로, “작품으로 봐 달라”는 황동혁 감독의 당부도 소용이 없어졌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3년 동안 기다렸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지난 26일 공개됐다. 그러나 국내 시청자들은 작품을 향한 반응만큼이나 탑의 무리한 복귀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았다. 탑은 ‘오징어 게임2’에서 456억원이 걸린 게임에 뛰어든 참가자, 래퍼 타노스 역으로 출연했다.
공개 전 출연 소식이 알려졌을 때도 갑론을박이 일었었다. 탑은 지난 2016년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2017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룹 빅뱅에서 탈퇴했으며,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에게 “저도 할 생각 없다”고 응수하는 등 은퇴를 암시했으나, 결국 ‘오징어 게임2’로 연예계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오징어 게임2’도 논란을 의식한 듯 탑의 공식적인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탑은 황동혁 감독과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은 물론, 임시완과 강하늘,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이서환 등 비중 있는 출연자들이 대거 참석한 제작발표회에 불참했으며, 진행을 앞둔 홍보 인터뷰 또한 진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개 이후 생각보다 많은 탑의 분량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무엇보다 탑의 어설픈 연기력이 몰입을 망치고 있다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코인(암호화폐) 투자 유튜버가 추천한 코인에 투자했다가 빚을 지고 게임에 참가한 타노스는 함께 게임을 하게 된 해당 유튜버 이명기(임시완)와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인다. 게임 초반 여성 참가자에게 들이대며 듣기 힘든 랩을 선보이는가 하면, 몰래 숨겨 온 마약까지 일삼으며 과감한 행동을 일삼는다. 튀는 행동을 통해 게임을 방해하는 인물로, 분량도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탑의 캐릭터 설정에도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마약 물의를 빚은 탑이 ‘약쟁이’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롱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부적절한 선택에, 그의 붕 뜬 연기력까지.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며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탑 캐스팅 이유에 대해 “생각이 짧았다”고 해명하면서도 “이 역할을 맡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필요한 역할이다. 이 배우가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작품이 나오면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었다. 그러나 황 감독의 옹호가 무색하게도 작품 공개 이후 탑은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앞서도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쇼’ 통해 음주운전 후 자숙 중이던 배성우의 복귀를 도운 바 있다. 배성우는 이후 또 다른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조명가게’에도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마약 상습 투약으로 구속이 된 배우 유아인의 ‘종말의 바보’도 ‘공개’를 선택했었다. ‘종말의 바보’는 이미 제작까지 마친 상황에서 논란이 발생한 사례였지만 배성우와 탑은 어디까지나 감독의 선택으로 출연을 감행한 이들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탑을 향한 비난은 곧 논란 연예인이 출연을 감행하는 일이, 얼마나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일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TV 플랫폼보다 ‘자율성’이 높은 OTT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으며, 반복된 사례를 통해 논란 연예인들의 새로운 복귀 루트로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이어졌지만, “캐릭터에 적합했다”, “작품으로만 봐 달라”는 여러 이유로 시청자들의 항의에 귀를 닫았던 OTT들에게도 책임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