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조절지를 활용해 건립한 ‘87홀’ 화순 파크골프장은 전남 화순군의 지방소멸위기 대응 솔루션 중 하나인 ‘스포츠관광마케팅’에 탄력을 가할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2013년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지정됐던 화순홍수조절지는 지난 10년 동안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좌시할 수 없었던 구복규 군수는 지난 2022년 취임 후 이곳을 관광자원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설득 끝에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업무협약을 체결, 화순군은 지난 2023년 10월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 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총사업비 63억 원을 들여 18만8347㎡ 부지에 정규홀 81홀·연습홀 6홀 등 총 국내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87홀)을 건립했다. 해당 공무원들은 구 군수의 리더십 아래 사실상 휴가를 반납하다시피하고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목표로 했던 지난해 10월 완공을 이끌어냈다.
구복규 군수는 완공식에서 “10년이 넘도록 방치된 채 잡초만 무성했던 이 땅이 이렇게 넓고 푸른 잔디밭과 함께 펼쳐진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고 화순은 새롭게 변모했다“고 말했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지역 관계자들은 “홍수조절지가 본래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고, 하천환경을 보존하는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스포츠 공간을 넘어 화순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역 발전에 기여할 중요한 자산이다. 친환경 개발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별화된 코스를 자랑하는 화순 파크골프장은 홍수조절지를 활용한 넓은 부지에 다양한 난이도의 코스를 갖춰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파크골프 국제규격에 맞춘 최신 시설과 편의성을 갖춘 부대시설도 갖춰 이용객들 만족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반응은 폭발적이다. 평일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인근 광주광역시 등에서 동호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달까지 무료 시범운영 기간을 가졌는데 평일 낮에도 주차장에 차들이 즐비했다. 군내 인근 능주 파크골프장은 주말과 평일 많은 동호인들이 방문하면서 지역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어 화순 파크골프장은 더 큰 꿈을 품게 한다.
최근에는 대한파크골프연맹의 공인인증도 획득했다. 화순 파크골프장이 설계·운영·유지관리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안전 등급은 A+. 화순군은 이번 공인인증을 바탕으로 지역 스포츠 관광을 활성화하고, 국내외 공식 파크골프 대회를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약 15만 파크골프 동호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화순 파크골프장은 지방소멸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대안 중 하나인 스포츠관광마케팅에도 한층 더 탄력을 가할 재료라는 평가다.
스포츠관광마케팅은 인구감소지역에서 생활인구 증가를 위해 스포츠이벤트와 관광 상품을 결합해 수익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꾀하는 정책 중 하나다. 단순히 경기관람과 체험 및 참여 활동을 넘어 해당 지역의 숙박시설, 식당, 관광명소 등에 체류하게 하며 다양한 소비활동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파크골프장을 통해 급증할 방문객들이 화순의 관광지를 방문해 만족도가 높아지면 향후 생활인구(관계인구)가 될 수 있다.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에 생활인구를 반영하기로 했다. 스포츠관광마케팅으로 생활인구 늘리기에 주력하는 지자체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화순에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토대로 구축한 우수한 관광 인프라를 활용한 고인돌 봄·가을꽃 축제와 사계절 즐길 수 있는 꽃강길 음악분수대와 개미산 전망대 등 다양한 관광명소가 즐비하다.
남산공원 야간경관 등 관광명소를 조성해 하루에도 2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화순적벽 문화축제, 11월 미리미리 크리스마스 등 다양한 축제 및 문화행사 개최 기간 100만여 명의 관광객이 화순군을 방문했다.
화순 제1경인 화순적벽의 아름다운 풍광을 관람하기 위해 적벽 버스 투어 예약전이 펼쳐졌고, 주말에는 배정된 모든 버스가 ‘만원’을 이룰 만큼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지난해 관람객 수가 3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활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화순 고인돌 유적지에서 지난해 10월 펼쳐진 2024 화순 고인돌 가을꽃 축제도 100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되고, 지역농산물 등 축제장 매출도 200% 이상 상승했다.
이런 반응과 성과가 나온 가운데 파크골프장은 스포프관광마케팅에 큰 탄력을 가할 수 있는 재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화순군은 2023년 인구·청년정책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다양한 맞춤형 인구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온 지자체다. 지난해 인구정책 평가에서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과 자국민 전담 ‘다문화 팀’ 신설을 전국 최초로 추진하면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천원 보육, 화순형 24시 어린이집 운영도 빼놓을 수 없는 정책들이다.
“화순의 혁신정책이 국가의 혁신정책이 되길 바란다”고 줄곧 말해왔던 구복규 군수가 이끄는 화순군이 파크골프장을 타고 스포츠관광마케팅에 탄력을 가해 또 하나의 혁신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