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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대어 줄줄인데…현대건설 이한우 대표, 첫 발부터 ‘불발탄’


입력 2025.01.23 06:55 수정 2025.01.23 06:55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이한우, ‘여의도 한양’ 승리 이끌었지만…한남4, 삼성물산에 밀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6년 연속 1위지만…삐끗하면 ‘추락’

삼성물산과 ‘리턴매치’ 어디? 압구정3 등 알짜단지 경쟁 예고

일명 ‘주택통’으로 알려진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참패하며 쓴맛을 봤다.ⓒ현대건설

일명 ‘주택통’으로 알려진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참패하며 쓴맛을 봤다.


한남4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에 올해 굵직한 사업지들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내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도 예정된 설욕전에서 주택사업 전문가라는 체면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으로 수주한 규모가 6조6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액 1위를 달성한 셈이다.


올해도 이 명성을 이어가려면 서울 내 굵직한 사업지에 깃발을 꽂아야 하지만, 이 대표의 첫 행보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통’ 전면 배치했지만…첫 수주전서 ‘패배’ 쓴맛


이 대표는 지난 3일 현대건설에서 1970년생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돼 젊은 CEO로 주목 받았다.


30여년간 현대건설에 몸담은 이 대표는 2022년 말부터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주택부문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를 이끈 인물로 당시 포스코이앤씨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대우건설 다음으로 여의도에 수주 깃발을 꽂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악화된 수익성을 회복하고 주택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18일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삼성물산에 내어주게 됐다.


당초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 경쟁이었으나, 조합원 투표 결과 무려 340표(삼성물산 675표·현대건설 335표) 차이로 참패했다.


한남4구역 한 조합원은 “양사가 내건 조건보다 막연히 브랜드 파워만 보고 조합원들이 시공사 투표를 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 거 같은데, 조합원 마음을 돌린 건 무엇보다도 한강조망이었던 거 같다”며 “현대건설을 뽑으면 한강뷰 아파트를 받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생긴다. 이미 수주한 한남3구역을 고려한 설계 때문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은 조합원들이 다 들어가고도 남는 규모의 한강조망을 확보해 선정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험대 오른 이한우 대표…“도시정비사업 1등 타이틀 지킬 수 있을까”


아쉬운 첫 수주를 뒤로하고 현대건설은 전열을 가다듬어 곧장 연이은 수주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 대표는 취임 직후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지난해 32조6944억원을 기록하며 1년새 1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이 7854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조원이 넘는 규모의 감소세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대규모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고환율과 원자재가 상승, 연결 자회사의 일부 해외 프로젝트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비용 반영을 꼽았다.


하지만 주택사업 실적 확보와 수익성 개선을 통한 적자 탈출 방안이 시급해 진건 사실이다.


당장 오는 3월에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예고돼 있다. 이 곳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다시 맞붙을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21일 진행된 개포주공 6·7단지에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10곳의 건설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서울에선 강남구 압구정 2구역과 3구역은 물론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 1·2·3차, 여의도 대교아파트,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주요 사업지들의 수주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각 사업당 총 사업비가 조단위에 육박해, 한 사업을 수주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올해 정비사업 수주실적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압구정 3구역은 공사비만 6조원에 달한다.


한남4구역이 압구정3구역 등 알짜 단지 정비사업의 전초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1위 타이틀을 올해도 달성할 수 있을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4구역은 조합원뿐 아니라 다른 사업지들의 조합원들도 양사 공약을 주의 깊게 보고 분석하는 분위기였다”며 “올해 예정된 정비사업에선 수익성 높은 일부 단지들에 건설사들의 쏠림 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을 차지해 압구정 3구역 등 수주에서 현대건설 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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