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5년 1월 4주 : 미스터 투 ‘텅빈 객석’
◆가수 ‘미스터 투’는,
이민규와 박선우로 구성된 남성 듀로오, 1993년 1집 ‘미스터 투’(Mr.2)로 데뷔했다. 데뷔곡인 ‘하얀 겨울’은 여러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현재까지 겨울 시즌마다 꾸준히 사랑받는 ‘국민 겨울 노래’가 됐다. 이후 ‘난 단지 나일 뿐’ ‘텅빈 객석’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금전 문제 등으로 인해 2집 활동 이후 팀이 해체됐다.
1998년엔 얀(본명 이민욱)을 새로운 멤버로 영입해서 재결성한 다음 3집 ‘화이트 데이’(White Day)를 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해 다시 해체됐고, 그 뒤에는 리메이크 음반을 내고 개별 활동을 했다. 2015년 JTBC ‘슈가맨’ 출연 이후 재결성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케줄 문제 등으로 성사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2024년, 이민규가 박선우에게 3집 수록곡 ‘눈이 내려’ 리메이크를 제안하면서 미스터 투는 30년 만에 원년 멤버로 다시 뭉쳐 신곡 ‘사.이.추 – 사랑은 이별이 되고 이별은 추억을 남기고'를 발매했다. 현재 박선우는 아침드라마와 뮤지컬을 통해 연기자로, 이민규는 사업가 겸 선생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직접 근황을 밝히기도 했다.
◆‘텅빈 객석’은,
1994년 9월에 발매된 미스터 투의 2집 앨범 타이틀곡으로, 이민규의 호소력 짙은 보컬과 박선우의 감미로운 보컬이 조화를 이루는 발라드곡이다. 발매 당시 KBS ‘가요톱10’에서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긴 했지만, 1집 앨범 타이틀곡이었던 ‘하얀 겨울’ 만큼 큰 히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더욱이 이 앨범 이후로 팀이 해체되면서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긴 곡이기도 하다.
멤버들은 JTBC ‘슈가맨’에 출연해 이 곡과 얽힌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미스터 투는 “‘텅빈 객석’을 부르던 당시, 정말 객석이 텅 비었다”며 ‘모두 떠난 자리에 난 노래했어, 텅빈 객석을 보며 내 지나온 일들을 그리며 안았어’라는 가사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는 듯 말해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에 실제 이 곡을 작사한 한경애 작사가가 즉석에서 ‘꽉 찬 객석’으로 개사해 노래를 다시 불러 훈훈한 모습을 연출해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