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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새주인 가시화...재도약은 언제쯤


입력 2021.06.15 15:47 수정 2021.06.15 15:4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쌍방울·성정 2파전 속 21일 최종 인수 후보자 결정

정밀실사 이어 내달 초 계약...재운항까진 산넘어 산

이스타항공 항공기.ⓒ이스타항공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복수의 기업이 참여하면서 1년 가까이 표류하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의 새 주인이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새로운 주인의 등장으로 1년 넘게 이어져 온 운항중단(셧다운)의 난관을 뚫고 다시 비상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쌍방울그룹과 입찰에 앞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종합건설업체 성정간 2파전 구도가 된 가운데 최종 인수자와 함께 이스타항공의 재도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매각은 회생기업이 공개입찰을 전제로 인수의향자와 사전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하는 방식이다.


우선매수권자를 미리 선정해 매각 성사 확률을 높이는 한편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가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전략적 선택이었다. 이스타항공이 회생채권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각가를 최우선순위에 둘 수 밖에 없는 현실적 고려가 작용했다.


쌍방울 참전으로 성정에게 넘어간 공...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주목

이스타항공은 이미 입찰 공고 전인 지난달 중견 건설업체 성정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14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의 광림 컨소시엄이 나홀로 참가하면서 2파전 구도가 형성되게 된 것이다.


본입찰이 성사되면서 이제 공은 다시 예비후보로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고 있는 성정에게 넘어갔다. 입찰자인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과 동일한 가격 조건으로 계약을 이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쌍방울그룹이 본 입찰에 참여하면서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과 매각주관사, 종업원 대표 등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성정에게 쌍방울그룹의 입찰 가격과 인수 조건을 고지한 상태다.


성정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는 18일까지로 이날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성정이 쌍방울이 써낸 입찰가를 맞출수 있으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업계에서는 성정이 조건부 투자 계약 당시 인수 금액으로 600억~700억원을 써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1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쌍방울에 비해 300억~400억원의 차이가 있다.


성정이 18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면 21일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최종 인수 후보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최종 인수 후보자는 이후 회사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 문제가 없으면 내달 초에는 매매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밀실사에서 돌발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둘 중 누가됐든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맞을 가능성 높아진 셈이다.


쌍방울 기업이미지통합(CI).ⓒ쌍방울


추가 자금에 AOC 재취득 필요...이스타 운항 재개는 첩첩산중

하지만 최종 인수 후보자가 누가 되든 향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만큼 재무적투자자(FI) 확보 등을 통한 추가 자금 동원력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이 현재 변제해야 할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공익채권은 700억원, 채권자들이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 부담 해소와 함께 운전 자금 등을 감안하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스타항공이 매각 추진과 함께 연내 국내선 운항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 절차에도 돌입하기는 했다.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로 지난해 3월 전 노선 운항 중단(셧다운)이 이뤄졌고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AOC 자격이 박탈됐다.


하지만 계획대로 연내 재취득이 이뤄진다고 해도 항공기 리스 등 재가동에 투입되는 비용과 수요 회복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인수 후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 재무적 부담은 고스란히 인수자가 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맞으면서 재도약을 할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의 절대적인 매출원이었던 여객 사업을 중단하면서 신규 자금 유입도 사라졌다. 이에 직원들의 임금이 체불됐고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금이 미지급되기도 했다.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매출 없는 기간이 늘어났고 비용이 그대로 부채로 축적되는 구조적 악순환이 지속돼왔다.


그 과정에서 지난 2019년 말 인수를 발표했던 국내 최대 LCC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에도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하다 올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3월에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인수합병(M&A) 추진을 허가받으면서 매각이 다시 가능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복수의 기업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의사를 확실히 표명한 상태인 만큼 매각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밀실사와 인수계약이 남아 있는 상태인데다 인수가 이뤄져도 AOC 재취득과 항공기 리스, 운항노선 재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여서 재도약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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