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 민간도 '상승 가능성' 점쳐…"살 사람이 더 많다"
전문가 "매수 심리 누를 요인 없어, 집값 계속 오른다"
집값 고점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모든 지표들이 여전히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가리지 않고 다들 오를 것으로 점친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물 잠김으로 인해 거래절벽이 이어지며 거래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수요자들 사이에서 '지금이라도 사자'라는 의식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서울 KB부동산매매가격전망지수는 111.5을 기록했다. 전월(103.6)보다 7.9p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매매가의 향후 동향을 조사해 0~200 범위의 숫자로 작성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수록 매매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서울 KB전망지수는 'V자 반등'을 보이고 있다. 올 1월 126.9를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4대책 발표 이후 다소 시장이 진정세로 접어들며 2월 121.6, 3월 107.6, 4월 103.6 등으로 내려가는 추세였으나 5월 다시 반등했다.
공공에서 집계하는 통계도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7.8로, 지난주(104.6)보다 3.2p 더 높아졌다.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강남권은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10.1에서 이번 주 112.6으로 2.5p 오르며 2019년 12월 넷째 주(115.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의 통계도 '상승'을 가리킨다. 5월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7.8로 전월(129.8)보다 8.0p 상승했다. 이 통계도 마찬가지로, 서울 주택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지난 1월 142.8에서 3월 129.0으로 하락했지만, 4월(129.8)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지난달(137.9)에는 상승폭이 커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0~200 사이의 수치로 표현되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 응답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집값 고점론이 제기한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물가상승률을 배제한 실질 가격 기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고점에 근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매수심리를 눌러 놓을 만한 요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사전청약 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 완화 등으로 매물 출회를 유도하면서 매수자들을 묶어둬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전청약은 토지보상도 끝나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불신이 큰 상황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사전청약이 있다고는 하지만 토지보상도 안 끝난 상황이라 불신이 크다"며 "이 외에는 별다른 공급사인 없이 시장만 옥죄고 있으니 매수심리가 꺼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세금 회피 매물은 보통 5월 전 거래가 많이 되는데 올해는 기대와는 달리 그런 매물이 적자 다시 '집 사자'로 돌아선 것"이라며 "그런 와중에 전셋값도 뛰면서 매매값도 덩달아 뛰자 매수수요가 늘어나고 집값이 오른다고 예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시장 반등 상황을 단순히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시장이 반응한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상승장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송 대표는 "앞으로 임대사업자 폐지 등으로 인해 전셋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악재만 있는 상황"이라며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값은 따라 오른다. 집값을 안정시킬 만한 요인이 전혀 없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