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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적자, 계륵이 된 해외진출 [합병 GS리테일의 숙제①]


입력 2021.06.30 07:00 수정 2021.06.29 16:5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베트남‧인도네시아 사업 적자 행진…3년간 적자만 약 177억원 규모

국내 유통업체 잇단 철수에도 매장 늘린 탓에 철수 카드 꺼내들기 어려워

현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올해도 턴어라운드 힘들 듯

작년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통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간 유통산업을 이끌었던 오프라인 유통채널 대신 온라인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주요 업체들의 사업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해 몸집을 키우고 온라인 역량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해외사업과 더불어 최근 젠더이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과제도 산적해 있다. 7월1일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는 GS리테일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GS25 베트남 1호점 전경.ⓒGS리테일

GS리테일에게 있어 베트남 시장은 아픈 손가락으로 통한다. 지난 2018년 1월 베트남 손킴 그룹과 손을 잡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현지 시장에 진출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현지 매장을 늘리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지만 현지 불안한 정치 상황과 더불어 작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흑자전환 시점은 계속해서 지연되는 모양새다.


앞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던 롯데, 신세계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면서 손실 줄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폐점 전략을, 이마트는 최근 사업지분을 현지기업에 전량 매각하면서 직접 운영을 포기했다. 편의점 업계 맞수인 CU는 아예 현지 사업을 접었다.


업계에서는 외국기업에 대한 배타적인 문화와 현지 경쟁 심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시장은 개방했지만 기본적으로 사회주의를 국가이념으로 채택하고 있다 보니 외국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나 성장에 대한 견제가 심하다는 것이다.


또 베트남 최대 유통전문 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 빈마트 플러스(Vin-Mart+)가 워낙 강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빈마트 플러스는 베트남 현지에 20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GS리테일의 경우 100호점을 넘을 정도로 빠르게 매장을 늘리면서 누적된 적자에도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은 롯데마트, 이마트의 경우 매장 수가 적거나 직영으로 운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때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린 점이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특히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운영하는 조인트 벤처 방식이다 보니 직접 진출하거나 수수료를 받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에 비해 발을 빼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GS리테일은 작년 한 해에만 베트남 현지에서 33개 매장을 오픈했다. 이어 올 3월에는 베트남 빈증 지역에 100호점을 열었다.


베트남 편의점 사업(GS RETAIL VIETNAM JV LLC) 실적 추이.ⓒGS리테일 사업보고서

실적은 2018년 시장 진출 이래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하다. 첫해인 2018년 20억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2019년 34억원, 2020년 60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올 1분기의 경우 19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장 확대에 따른 투자비용 증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진출 3년 만에 113억원이 넘는 손실을 낸 것은 수익성 개선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을 위해 해외진출에 나섰지만 현재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100호점 오픈을 앞두고 GS리테일에서는 사업 철수도 내부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들어 베트남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올해 역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의 경우 베트남은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받았지만 지난 4월 말부터 4차 지역 감염이 본격화하면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올해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기준 베트남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00명을 넘어서며 하루 기준 최다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슈퍼마켓(PT.GS Retail Indonesia) 사업 실적 추이.ⓒGS리테일 사업보고서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슈퍼마켓 사업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적자 규모는 64억원 규모다. 베트남 편의점 사업 적자를 포함하면 3년간 두 곳에서만 약 177억원의 적자를 낸 셈이다.


GS리테일에 합병되는 GS홈쇼핑 또한 베트남 시장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GS리테일과 마찬가지로 현지 손킴과 합자한 GS홈쇼핑의 현지 법인 비비 미디어(ViVi Media Trading Corporation)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매출액은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적자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CJ오쇼핑이 작년 철수한 것과 달리 GS홈쇼핑은 송출 플랫폼을 확대하는 등 투자를 늘렸다. 앞서 편의점 사업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투자정책이 시장 철수 카드를 선택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S홈쇼핑 베트남 합자법인(ViVi Media Trading Corporation) 실적 추이.ⓒGS홈쇼핑 사업보고서

업계에서는 적자투성이인 해외사업을 쉽게 접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합병 법인 출범 이후 성장세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국내 역시 코로나19로 평년 대비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 해외사업 부진에 대한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부진 사업을 과감하게 철수하고 있다”면서 “GS리테일의 경우 적자를 내고 있는 베트남에 이어 최근 몽골시장에도 진출하면서 당분간 투자가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합병 법인 출범 이후 5년간 1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온라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며 “적자가 커지고 있는 해외사업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독이 된 부동산개발사업 [합병 GS리테일의 숙제②]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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