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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시즌2?…국민의힘 내 커지는 '자강론'


입력 2021.07.08 00:30 수정 2021.07.07 22:46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당시 안철수 초반 높은 지지율에도

오세훈 후보 만들어내 단일화 승리

"국민의힘 역량 확대하면 힘 결집"

외부 주자 입당 압박·유도 효과도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원희룡 제주지사 지지 현역 국회의원 모임인 '희망오름' 출범식에서원회룡(왼쪽 두번째) 지사와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차기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및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당 외부 대권 주자들의 행보를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안팎에 '자강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의 성공사례에 비춰, 외부 주자에 흔들리지 말고 당 후보를 키우자는 주장이다.


'자강론'에 대한 당 안팎의 바람은 7일 열린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의 원희룡 제주도지사 지지 모임 '희망오름' 출범식에서 드러났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35명이 참석해 당내 주자인 원 지사의 대권 세몰이에 힘을 실은 것이다.


특히 '이준석 체제' 이전 당을 진두지휘하며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이끌어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 자강론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위원장은 출범식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이 스스로 대통령 후보를 만들어내고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면 밖에 있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당에 들어올 것"이라며 "당이 자기가 해야 할 것을 안 하면서 외부에다가 이렇고 저렇고 할 것 같으면 국민으로부터 크게 호응받지 못할 것"이라 언급했다.


외부 대권 주자의 행보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강의 과정을 거치면 향후 선출될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외부 주자에 못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지사 또한 "국민의힘이 자력으로 자강해 권력 의지를 되찾아 당내에서부터 인물을 만들어야 한다"며 "저는 20년동안 선거를 치르며 민주당과 5번 싸워 5번 다 이겼다. 민주당과 상대해서 이기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오 후보 캠프에 합류한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3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포옹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에선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으로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선례를 꼽는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유력 주자 중 가장 먼저 출마선언을 하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보적 1위를 달렸지만, 결국 국민의힘 경선 과정을 통해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단일화 경쟁에서 안 대표를 누르고 본선에서도 승리해 서울시장을 거머쥔 것이다.


일각에서 안철수 대표를 야권 단일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선(先)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後) 단일화' 전략을 고수한 김종인 전 위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까지 있었지만, 결국 김 전 위원장의 전략이 승리를 거두며 재보선 승리의 1등 공신으로 평가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을 향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후보 선출 과정에서 볼 수 있었듯 국민의힘이 자기 역량을 확대하면 하지 말래도 힘이 결집될 수밖에 없다"며 "인위적인 단일화, 합당 이야기는 노력만 분산되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 바라봤다.


이에 더해 '자강'에 집중하는 전략이 궁극적으로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의 국민의힘 입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부 주자들 입장에서도 밋밋한 경선보다는 다양한 당내 주자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국민적 관심도를 제고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민의힘을 소위 '접수'하는 것은 재미가 없고 경선에 대한 관심을 불러모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부분까지 생각하면 윤 전 총장 등의 입당 여부와 상관 없이 국민의힘이 자강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외연을 넓히는 효과가 있어 플러스로 볼 수 있는 것"이라 말했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자강과 외부 주자들과의 원활한 통합 혹은 단일화를 이뤄내기 위해선 경선판 설계를 진두지휘할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외부 주자는 외부 주자대로 관리하고 모시는 제스처를 취하며 자강을 통해 기존 당내 주자들도 효과적으로 띄우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야권이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시점에 '덧셈의 효과'를 최대한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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