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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낙태약 '미프지미소' 국내 보급될까…업계선 '갑론을박'


입력 2021.07.08 15:12 수정 2021.07.08 15:20        최다은 기자 (danddi@dailian.co.kr)

현대약품, 경구용 인공 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 식약처 허가 신청

안전성·부작용·임신중절성공률 등 구체적인 약물정보 無

미프지미소, '미프진'과 다른 약품…식약처 허가받을까

현대약품 로고. ⓒ현대약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경구용 인공 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에 대한 품목허가 자료를 검토 중이다. 승인이 이뤄지면 국내에서도 먹는 낙태약이 공급될 것으로 보이나 이를 두고 업계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먹는(경구용) 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위해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미프지미소는 현대약품이 올해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 체결을 통해 도입한 의약품으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성분의 콤비팩 제품이다. 자궁내막을 얇게 만들어 초기 임신 유산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미페프리스톤 200㎎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ug 4정으로 구성돼 있다.


미페프리스톤 단일제는 국내외에 ‘미프진’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명 ‘낙태약’으로 불린다. 국내에선 허가되지 않은 약물로 그간 전문가 처방 없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밀반입 돼 왔다.


특히나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에서 짝퉁 미프진이 유통되면서 구매 여성들의 부작용 피해 확산이 논란된 바 있어, 국내 정식 공급을 앞둔 미프지미소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약품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허가 예상”
일부 여성주의 “미프진 밀반입 복용 부작용 해소 기대…전문의약품 지정돼야


현재 미프지미소는 식약처로부터 약물에 대한 사전검토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국내 공급 시기와 판매 가격 등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이에 현대약품은 낙태죄가 폐지된 만큼 미프지미소 허가에 대한 법적 절차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 식약처 허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복용방법, 복용 후 주의사항, 낙태 성공률, 부작용 등 구체적인 약물 정보는 식약처 허가가 확정되면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식약처 승인이 거절될 수도 있지만, 분위기상 허가해 줄 것 같다. 승인 날짜를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올해 안에 승인이 나길 기대하고 있다”며 “미프지미소는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될 것 같다. 식약처 허가가 나면 빠르게 국내 판매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에선 경구용 임신중절 의약품이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외과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인공 임신중절수술을 통해서만 낙태가 가능했다. 외과적 수술을 원하지 않는 임산부들은 전문가 처방 없이 검증되지 않은 유통망을 통해 미프진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국내에 미프지미소가 공급되면 전문의 처방 없이 밀반입으로 인한 복용 부작용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SNS에서 미프진이 아닌데 속여서 파는 경우도 있는데 부작용은 오로지 여성이 감당해야 했다”며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된다면 이런 부작용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소프로스톨, 유도분만 시 사용 금지 약물
“미소프로스톨 800ug 초고용량…자궁파혈·출혈 우려↑”
식약처, 미프지미소 허가?…“정치적 이유일 것”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미프지미소에 국내 공급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약품의 복용 후 부작용, 복용법, 낙태 성공률 등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미프지미소의 구성분인 미소프로스톨은 산후출혈과 자궁출혈 등의 문제로 유도분만 시 사용 금지되는 약물이다. 낙태에 성공하더라도 하혈을 일으킬 수 있어 부작용 위험이 크다.


홍순철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미프지미소는 한국 여성들에게 많이 알려진 미프진과 조성이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도분만을 할 때 미소프로스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산후출혈과 자궁출혈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소프로스톨 800ug는 매우 고용량이다. 임신 20주 이내에 이 약을 쓴다는 것은 유도분만이다. 임신 20주 이하의 임산부가 이 약을 먹으면 자궁파혈 우려가 꽤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약처가 만약 이 약품을 승인·허가한다면 정치적 이유일 것이다. 유도분만제로 미소프리스톨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낙태약으로 허용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미국을 비롯해 약 40개국에 처방되고 있는 미프진 마저도 출혈과 오심·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7~10%의 확률로 완전한 유산 유도의 실패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어 약을 통한 임신 중단은 수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다은 기자 (dandd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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