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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말라는데"…3기 신도시, 제때 입주할 수 있나요


입력 2021.07.16 05:22 수정 2021.07.15 17:26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속도만 낸 청약…하남교산 지장물 조사도 막혀

10년 전 보금자리지구 전철 재현되나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오는 16일 진행되는 가운데 입주 지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 하남시 교산동 3기 신도시 부지 모습.ⓒ뉴시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16일 진행되는 가운데 입주시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토지보상이 마무리 되지 않은데다, 주민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막상 사전청약에 당첨된다 하더라도 시기가 늦춰지면 예상보다 긴 기간을 '남의 집'에 세 들어 살아야 한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신규택지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1차 사전청약 단지는 인천 계양 1050가구, 남양주 진접2 1535가구, 성남 복정1 1026가구, 의왕 청계2 304가구, 위례 418가구 등 5개 지구의 총 4333가구에 해당한다.


올해 하반기 총 네 차례 사전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달 사전청약을 시작으로 10월·11월·12월 석 달에 걸쳐 순차적으로 물량이 풀린다. 7월에는 인천 계양, 10월에는 남양주 왕숙2, 11월에는 하남 교산, 12월에는 남양주 왕숙1·부천 대장·고양 창릉 등이 공급된다. 총 3만2000가구 규모다.


본청약 일정은 2023년이다. 남양주 왕숙은 2023년 7월, 고양 창릉은 2023년 9월, 인천 계양은 2023년 10월, 부천 대장은 2023년 12월이다. 정부는 2025년 12월에는 하남 교산과 고양 창릉의 첫마을을 기점으로 순차적인 입주를 진행한다는 게획이다.


하지만 입주가 제때 이뤄질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의 조급증이 한몫했다. 지난 2018년9월 9월 예고한 후 3개월 만에 입지선정이 완료됐다. 분양까지 걸리는 기간이 사실상 2년에 불과하다. 급등한 서울 집값을 잡으려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무작정 속도부터 내다보니 원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은 빠졌다. 그 결과는 보상 절차의 차질로 이어졌다. 그나마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이 토지 보상에서 속도를 내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특히 하남 교산의 경우 토지 보상률은 80%로 높지만, 주민 반발로 지장물 조사는 시작도 못했다. 지장물 조사가 끝나지 않으면 강제 수용도 불가능하다. 거기다 다른 3기 신도시들은 대토 보상 공고계획이 발표 나지도 않은 상황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하남 교산은 가장 선호가 높은 지역이지만, 현재 지장물 조사에 착수하지도 못한 상황"이라며 "지장물 조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토지수용도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썬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보금자리지구 당시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에도 사전 청약과 비슷한 '보금자리지구 사전예약제'를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모집공고에서 안내한 일정보다 많게는 7년 가까이 늦어진 단지도 있다.


하남 감일 지역이 대표적이다. B3블록과 B4블록의 경우 2010년 사전예약 후 2013년 5월 본청약이 본래 계획이었지만, 이보다 5년7개월 늦은 2018년 12월에 들어서야 본청약을 받았다. 입주도 올해 10월 예정으로 사전예약 후 입주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


신태수 대표는 "착공 시기가 나와야 입주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조사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선 착공 시점은 미지수인데, 언제 입주할 수 있다고 공표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당장 계양에서 유물이 발굴되고 있고, 토지 보상이 지체돼 사실상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며 "지금처럼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한 계획했던 입주시기는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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