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매장 공식 과감히 허물고 변신 시도
지난해엔 ‘식품관 배송’에 뛰어 들기도
올 들어,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로 확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백화점 업계가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고 배달 문화가 확산하면서 1층 상권에 입점하는 업종을 과거와 달리하는가 하면, 배달까지 자처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1층 공식이 깨지고 다른 매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유는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영향이 가장 크다.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백화점에서 더는 고객의 관심을 끌 수가 없다고 보고 방향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백화점 1층에는 매출이 높은 화장품이나 비싼 명품 매장이 차지했다. 백화점의 주요 고객의 70%가 여성이라는 배경이 컸다. 매출 볼륨 역시 커 자연히 메인에 자리했다. 그러나 이제는 매출 보다는 체류 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일례로 롯데백화점이 다음 달 20일 문을 여는 경기도 동탄2신도시의 동탄점 1층에는 화장품 매장이 없다. 백화점의 얼굴로 꼽히는 1층에서 화장품 매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551㎡(약 167평) 규모의 디지털 체험존이 자리한다.
새로 개장하는 동탄점에서도 1층에서 화장품 매장을 아예 없앴다. 그 대신 1층을 차지한 건 디지털 체험존과 해외 패션 브랜드와 식·음료(F&B)나 리빙 매장 등 젊은 층을 노린 매장으로 채웠다. 그리고, 1층을 차지하던 화장품은 2층으로 과감히 올렸다.
롯데 백화점 관계자는 “이제는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백화점이라는 공간에서만 경험하고 볼 수 있는 것 위주로 배치하고 꾸미고 있다”며 “하반기 진행하는 지방점포도 화장품 매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배달 경쟁에도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중요한 모객 요소였던 식품관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나선 것이다.
그간 주요 백화점은 2010년 중반부터 최근까지 군산 ‘이성당’ 속초 ‘만석 닭강정’과 같은 전국 맛집을 입점시키는 데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소비 채널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자, 고객 눈높이에 맞춰 새벽배송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집객력이 이전보다 더 약화됐고,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몰에 집중하게 된 것이 주요 배경이 됐다.
사람이 모여있는 외부에서 식사를 하는 문화가 크게 줄어든 데다, 백화점 내 시식이 중단되면서 배달에 고개를 돌렸다.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유입하는 중요 창구였던 맛집 배달을 통해 새로운 매출 창구로 활용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주문 후 30분 안에 제품을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로 대폭 확장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부터 서울 압구정동에서 백화점 식품관의 신선식품을 주문 30분 내 배송해주는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재택근무와 집밥 문화가 일상이 되며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비싸다 여겼던 배달비는 안전과 편리함의 당연한 대가로 자리잡게 됐고,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건, 현대식품관 투홈의 강점인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유명 맛집과 협업한 밀키트 개발 등 상품 소싱 경쟁력은 물론, 배송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식품 전문 온라인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