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착기 등 경쟁 제한 우려 없어"
"경쟁사 대응 능력 충분…수입도 용이"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현대중공업 산하 현대제뉴인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합병(M&A)에 경쟁 제한 우려가 없어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 M&A가 국내 굴착기·휠로더·엔진식 지게차 시장과 굴착기 엔진 등 8개 부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양사 합병 시 국내 굴착기 시장 점유율이 51.2%, 휠로더는 66.0%에 이르고, 2위 기업 볼보와의 격차가 커지는 등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상 경쟁 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내 굴착기·휠로더 시장은 초과 공급 시장이라 점유율만을 기반으로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국내 기업의 수요 대비 공급 능력은 굴착기의 경우 최대 4배, 휠로더는 18배다.
또 경쟁사인 볼보·히타치·캐터필러 등 경쟁사의 대응 능력이 충분하고, 해외 브랜드 수입도 용이해 구매 전환이 쉽다.
M&A 회사의 마진율, 상품 간 구매 전환율 등을 고려해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계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현대제뉴인이 값을 올릴 가능성이 작고, 중고 굴착기·휠로더와의 경쟁 압력도 있다.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 M&A 후 경쟁사의 부품 구매·판매선을 봉쇄할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이번 M&A 승인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고, 현대제뉴인-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외 건설 기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경쟁 제한 우려가 없는 M&A는 신속히 심사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제뉴인은 지난 4월 29일 "두산인프라코어 주식의 34.4%를 취득하겠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현대제뉴인은 현대중공업지주의 건설 기계 사업 부문 중간 지주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