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으로만 비교군 구성
‘그린카’ 기업가치 측정서 제외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렌탈이 3일부터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최근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공모가 거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롯데렌탈은 보수적인 기업가치를 산정,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3~4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9~10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일정이 진행되면 오는 19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렌탈의 희망 공모가는 4만7000~5만9000원이다. 사측은 상장 직후 시가총액을 1조7218억~2조1614억원 사이로 책정했다.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로 산정한 평가 총액 2조8467억원에 할인율 약 24~39.5%를 적용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선 이러한 몸값 산정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반응이다.
롯데렌탈은 AJ네트웍스, SK렌터카 등 국내 차량 렌탈회사를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업계는 그동안 롯데렌탈이 카셰어링 기업인 자회사 그린카를 내세워 미국 우버나 리프트를 비교기업으로 구성해 몸값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우버의 시가총액은 30일(현지시각) 기준 813억달러(93조6788억원)에 달한다.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전 10시 27분 기준 각각 6975억원, 2739억원이다.
또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의 에비타멀티플이 5.47배, 5.44배로 큰 격차가 없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롯데렌터카에 적용된 배수도 5.46배에 그친다. 롯데렌탈은 작년 기준 실적으로 매출 2조2520억원, 영업이익 1599억원을 기록했다. SK렌터카는 매출 8365억원, 영업이익 708억원이고 AJ네트웍스는 매출 1조170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의 실적을 냈다.
특히 롯데렌탈은 카셰어링 업계 2위인 그린카를 공식적인 기업가치 측정 과정에서 배제했다. 앞서 시장에선 카셰어링 업체 1위인 쏘카의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대에 거론되면서 롯데렌탈의 몸값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결국 경쟁사를 국내 기업으로만 구성하고 카셰어링 업체를 제외해 보수적인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도 롯데렌탈의 증권신고서 내용에 대해 현재까지 정정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앞서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의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일로부터 약 2주가 되지 않은 시기에 정정요구를 받았다. 롯데렌탈은 지난달 1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3주가 지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