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리너구리를 봤다면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 않을 것"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 공약에 대한 비판을 '오리너구리론'으로 맞받자 "동문서답 말라"고 재반박했다.
최 전 원장은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남긴 글에서 "이 지사가 의도적으로 말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이 지사에게 △월 8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복지 증진에 도움 되지 않는 '현금 살포'는 아닌지 △기본소득 재원으로 언급한 국토보유세 신설이 국민 재산 갈취는 아닌지 △기본소득이라는 복지정책을 성장정책으로 포장한 것은 아닌지 등을 물었다며 "그런데 오리너구리가 웬 말이냐"고 되물었다.
앞서 이 지사는 최 전 원장 비판에 대해 "오리너구리를 봤다면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소득은 복지적 경제 정책이다. 복지 정책의 측면과 경제 정책의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한쪽 측면만 보고 비판하는 분들이 계신다"며 "복지와 성장의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복지 정책인 동시에 성장 정책인 것도 있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고도 했다.
최 전 원장은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이 지사 발상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며 "이 지사는 왜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고 오리니 너구리니, 이상한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앞서 최 전 원장은 기본소득과 소주성이 '소비를 통한 성장'이라는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며 "성장은 혁신을 통한 가치 창출에서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소비가 돈을 순환시키지만,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은 아니다"며 "소비를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가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이 지사의 오리너구리론이 동문서답에 불과하다며 "이재명 지사는 저의 문제 제기에 대해 정책논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공세라고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가 '레토릭'으로 응수할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이 소주성과 논리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밝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는 "복지 혜택은 필요한 곳에 더 많이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다"며 "복지정책의 목적은 국민을 자립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같은 액수의 돈을 그냥 나눠주자는 것은 정치적 매표 행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