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고평가 의식?' 증권신고서 고쳐 쓰는 공모주


입력 2021.08.09 05:00 수정 2021.08.07 21:1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이달 7개 종목 정정신고서 제출

재무기재·자금목적 정정 각각 5건

리스크 미반영·잠재성은 과반영

8월 들어 7개 종목이 최초 증권신고서에서 일부 내용을 고친 정정신고서를 냈다. ⓒ 연합뉴스TV

기업공개(IPO) 나서는 기업들이 줄지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있다. 재무에 관한 사항 등을 고쳐 쓰고 서다. 공모가 밴드 결정에 재무 정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예외 없이 공모가는 그대로 가져갔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스펙을 제외하고 8개 종목이 상장준비와 증권발행조건 확정을 알리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8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최초 증권신고서에서 일부 내용을 고친 정정신고서를 냈다.


정정된 내용 대부분은 수요예측 일정과 일반 청약일 변경 등 일정 변경 내용이 주를 이룬다. 다만, 대부분의 일정 변경은 공모주 모집과 관련된 정보가 변동 됐기 때문에 발생했다.


특히, 재무 기재와 관련된 정정신고가 많았다. 재무 사항을 정정기재한 곳은 5곳이고, 자금사용 목적을 정정기재한 곳도 5곳이나 됐다. 일부 종목의 경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직접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 받기도 했다.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는 증가 추세다.

◆ "정정기재 공모가 변경 근거 못돼"
2021년 월별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정정신고서제출 요구 추이 ⓒ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재무 사항과 자금사용 목적을 고쳐 썼지만 공모희망가 밴드를 수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희망공모가를 결정하는 데 기업의 영업현황과 산업전망 및 주식시장 상황 등이 고려된다고 볼 때 의아한 측면이 있다.


업계는 공모희망가 밴드를 결정하는 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 ▲회사의 영업 및 재무에 대한 위험 ▲산업에 대한 위험 ▲회사가 속한 산업의 성장성 ▲주식시장 상황의 변동가능성 등은 반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공모가에 잠재적 리스크가 포함하지 않는 만큼 정정기재가 희망가 밴드를 수정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거다.


희망공모가 밴드는 주관사와 상장사를 비롯해 분석기관의 평가의견 등이 반영된다. 비교 기업 선정도 모집군을 좁혀가며 최종 선별해 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IPO에 나서는 기업의 가치평가를 산출하기 위해 3~4개월 이상의 검증기간이 필요하다"며 "어느 한 쪽의 입김이 반영되지 않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고 강조했다.

◆ 사업 잠재성 반영 개인 수요 괴리 지목

공모가에 미래의 위험성은 반영되지 않지만 잠재성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기업들은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사업 확장 등 잠재성을 강조했다.


증권업계가 공모가를 비싸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미래 가치에 있다. 김진수 KTB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 주당 적정가치로 58만원을 제시한다"며 "IP 확장성 및 공모자금 기반 투자 확대 등 우호적 여건을 최대로 반영한 결과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이러한 시각은 개인투자자 수요와 괴리가 있어 보인다. 이달 진행된 크래프톤의 일반 청약 통합 경쟁률은 7.79대 1로 마감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쟁률도 182.7대 1로 대어의 이름값에는 못 미쳤다.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공모가 최상단을 써냈지만 개인투자자는 공모가가 비싸다고 판단한거다. 전문가들은 공모가 산정을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재고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모 청약률은 개인투자자 실수요뿐 아니라 공모주의 시장가격 또는 수익률 정보로도 볼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공모주를 매수하는 주체일 뿐 아니라, 상장 주식 수 대비 매수하는 비율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