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 패러다임 한꺼번에 바뀌는 격변기…기업-정부 팀플레이 나서야"
"코로나19 사라져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변화는 계속될 것"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정부에 경제계가 과감한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전폭적 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단체장 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때로, 한발 앞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몇 가지 전망을 내놨다. 먼저 코로나19로 비대면·디지털,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한 시장과 기술 변화의 가속화로 코로나19가 사라져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코로나19 재앙을 겪으면서 인류공통의 이슈, 즉 자연재해 이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이라며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와 대응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서 경제패러다임과 산업 판도가 급변하면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간·기업간 경쟁과 협력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도 정부-기업간 긴밀한 팀플레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기업은 새 프론티어 도전하고, 정부는 규제개혁, 인센티브, 예산지원에 나서서 서로 간 팀플레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R&D, 인프라스트럭처, 인재양성에서 정부가 큰 흐름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고, 산업의 명운을 좌우하며, 신성장동력인 분야들이 있다”면서 “전략적으로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천문학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EU의 상황을 감안해 우리도 과감한 투자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업계 공통으로 쓰일 탄소포집기술, 철강분야의 수소환원기반 비고로 제철기술, 석화분야의 전기가열 나프타분해기술, 정유분야의 연소전 CO2 포집기술 등을 제시한 뒤 “이들 기술은 R&D 투자에만 막대한 자금 소요돼서 기업이나 산업 혼자서 기술 독자개발이 어려운 만큼 정부-학계, 출연연-업계 간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적으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량 출시 종료 분위기가 짙은 상황에서 자동차 부품업계의 산업구조조정도 지금부터 연구하고, 준비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과감한 예산지원과 협업기반 구축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혁신기술과 제품이 시장에 런칭하고 안착하는데 있어 보조금이나 인프라스트럭처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전기차나 수소차 초기시장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선 보조금이나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독일은 전기차 보조금을 매년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원예산이 조기 소진되거나 대기하는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구 1000명당 전기차 보급 대수는 독일이 8.5대인 반면 우리는 2.9대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프라 지원의 부족도 지적했다. 충전시설이 부족하지만 지역주민 반대로 지자체가 충전시설 확충에 소극적인 상황으로, 내년 예산 편성시 이 분야에 대해 보다 과감한 지원과 인프라를 만들 수 있는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인프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스타트업들은 시제품을 만들어도 출시 가능 수준으로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신제품이라 안전기준이 없고, 그렇다 보니 데이터 쌓기도 어려우며 데이터 쌓아 안전기준 신청해도 공식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제품 디벨럽부터 안전성 인증까지 원스톱 지원할 ‘스마트리빙랩’이 존재는 하는데, 현재 화성, 동탄 쪽 한 곳에만 있다”면서 “전국 광역시·도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신산업 분야 ‘인재양성’에 보다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 회장은 “새로운 산업분야 개척이 활발하지만 관련 분야 인력부족이 심각하다”면서 “단기대책으로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대대적 양성 프로그램’ 가동될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에선 현장인력이 참여해 ‘필요로 하는 역량’을 훈련하고, 선택적적으로 채용이 가능하게 하고, 양성기관은 공신력 있는 민간 양성기관 통해 취준생들을 유입해 훈련하고, 정부는 훈련비, 채용시 인건비 등 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금은 경제‧사회의 패러다임이 한꺼번에 바뀌는 격변기”라며 “현재의 선택이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고,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과감한 투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계가 과감한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용기를 주고, 전폭적 지원에 나서 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