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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1호가’·‘애로부부’ 희비 교차로 본 부부 예능의 길


입력 2021.08.16 08:01 수정 2021.08.15 18:4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1호가’ 29일 방송 끝으로 종영

‘1호가 될 순 없어’가 1년 3개월 만에 종영을 결정한 가운데, ‘애로부부’는 ‘19금 막장’이라는 선입견을 벗고 호평을 받고 있다. 부부 예능들이 점차 ‘막장 쇼’로 치닫던 가운데 ‘애로부부’는 나름의 길을 찾은 셈이다.


지난 11일 JTBC에 따르면 예능프로그램 ‘1호가 될 순 없어’가 오는 2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JTBC는 “새로운 시즌이나 스핀오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JTBC

‘1호가 될 순 없어’는 개그맨 부부들의 결혼 생활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팽현숙-최양락, 김지혜-박준형, 이은형-강재준이 고정으로 출연하며 임미숙, 김학래 부부와 홍윤화, 김민기 부부도 게스트로 등장한 바 있다.


이혼률 제로인 코미디언 부부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으로, 출연진들이 코미디언들로 구성됐다. 부부간 갈등도 특유의 유쾌함으로 이겨내는 모습부터 진지한 고민까지 함께 나누며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었다.


그러나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는 과정에서 부작용도 있었다. 부부 관계 예약제와 자녀 계획 고민 등 누구나 할 법한 고민을 담아내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임미숙이 과거 김학래의 외도와 도박으로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이후 김학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윤형빈이 임신한 정경미에게 지나치게 무관심한 에피소드가 담겨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부부 사이에 있을 법한 솔직한 이야기였을지 모르나, 그 내용의 심각함에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다만 문제는 ‘1호가 될 순 없어’는 이후 이를 하나의 에피소드였던 것처럼 어물쩍 넘어가며 프로그램의 깊이감을 약화시켰다.


최근에는 진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모습이나 콩트를 방불케 하는 과도한 설정으로 비판을 받았다. 부부 예능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부부 관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대다수의 부부 예능이 걷고 있는 길과 다르지 않다. 앞서 조작 논란에 휩싸인 이후 종영한 TV조선 ‘아내의 맛’은 함소원이 시모와 갈등을 겪고, 딸 혜정 육아 문제로 남편과 다투는 장면을 자극적으로 담아 비판을 받았었다. 자극적인 내용을 담아 화제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중요한 공감을 놓쳐 시청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는 것이다.


ⓒ채널A

이 가운데 본격 19금 부부 토크를 표방한 채널A ‘애로부부’가 최근 1주년을 맞았다. 최화정, 홍진경, 안선영, 이용진, 양재진 등 5명의 남녀 MC들이 다양한 부부들의 사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초반 논란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 초반까지만 해도 ‘부부 예능이 이제는 완전히 막장 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시선을 받았었다. 방송 후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사연들이 쏟아지면서 우려가 더욱 깊어지기도 했다.


여전히 사연의 면면만 들여다보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은 있다. 고부 관계 고민이나 가치관 차이 등 현실적인 고민들도 담기지만, 스킨십 거부 문제와 바람을 핀 배우자 에피소드 등 날 것의 사연들도 쏟아진다.


하지만 ‘애로부부’가 여느 부부 예능과 달랐던 것은 고민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있었다는것이다. 출연진들의 진지한 조언은 물론, 정신과 전문의인 양재진과 게스트로 출연하는 법률 전문가가 부부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며 해결을 함께 모색한다.


부부간 진솔한 대화를 유도하는 ‘속터뷰’ 시간 등 그들의 고민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연 자체에 방점을 찍기보단 해결 방안에 초점을 맞춰 자극성을 낮춘 것이다.


연출 방향에 따라 누군가의 고민이 진솔함이 될 수도, 자극적인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애로부부’는 진지한 탐구로도 흥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긍정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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