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등 미국 수요 넘쳐
생산 안정화로 공급 뒷받침되면 수출 확대 가능성 높아
볼트EUV 인도 전 리콜 사태 발발 오히려 '전화위복'
한국GM이 임금협상 타결로 올해 중대 고비 중 하나를 넘었다. 아직 반도체 수급난과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리콜 관련 국내 신차 출시 지연 등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파업 리스크를 벗어나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된 모습이다.
금속노조 한국GM지부(한국GM 노조)는 2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2차 임금협상(임협) 잠정합의안을 65.7%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5월 2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약 3개월간 줄다리기를 했지만 과거 해를 넘겨서까지 교섭을 이어간 사례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당초 목표였던 여름휴가 전 타결은 실패했지만 추석 전 타결은 이뤘다.
올해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GM으로서는 조속한 임협 타결을 통한 안정적인 수출 물량 생산이 필수적이었다.
올 들어 7월까지 한국GM은 내수판매에서 20.9%, 수출에서 10.9% 등 전체적으로 13.3%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미 2019년 대비 크게 하락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추가적인 실적 감소는 치명적이다.
내수 판매의 경우 경쟁사들의 잇단 신차 공세에 밀려 당분간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긴 힘든 실적이다. 믿을 것은 수출뿐이다.
다행히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의 수요는 좋은 상황이다. 생산만 뒷받침된다면 수출 물량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GM에서 생산하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형제 모델 뷰익 앙코르GX는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넘쳐난다”면서 “구형 모델인 트랙스 역시 수요가 꾸준해 소형 SUV 라인업은 (미국에) 주는 족족 다 팔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부족에 따른 제약이 있긴 하지만 이번 임단협 타결로 파업 리스크가 걷혔으니 최대한 생산해서 수출에 포커스를 맞출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GM의 볼트EV 및 볼트EUV 리콜 결정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조치로 한국GM은 올해 유일한 완전 신차인 볼트EUV 출시를 미루게 됐지만, 리스크를 사전에 해결하고 가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리콜 이슈로 볼트EUV와 신형 볼트EV 인도 시점이 불투명해진 게 안타깝다”면서도 “오히려 인도 이후에 리콜 문제가 터졌으면 더 힘들었을 텐데, 사전에 문제를 해결하고 인도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나 소비자 신뢰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