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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단체도 등 돌린 ‘셧다운제’…국회서 연내 폐지 한 목소리


입력 2021.09.02 15:52 수정 2021.09.02 15:52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제도 도입 요구했던 ‘탁틴내일’, 선택적 셧다운제 일원화 ‘찬성’

“10년간 인식·문화 바뀌며 실효성 사라져…자율규제 전제돼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게임 셧다운제 검토를 위한 여야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캡처

심야시간대에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폐지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여야가 2일 머리를 맞대고 관련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는 셧다운제 도입을 요구하고 옹호했던 아동·청소년 인권보호단체 ‘탁틴내일’의 입장 변화가 눈에 띄었다.


해당 단체는 그동안 법안 폐지에 강한 반대 의사를 보여 왔으나 정부에서 폐지안을 내놓은 상태인 만큼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밝혔다. 시대 흐름에 따라 개선된 게임에 대한 인식과 변화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문체부·여가부 폐지 방안 발표…국회 관련 법안 6건 발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게임 셧다운제 검토를 위한 여야 정책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현재 국회에는 두 의원이 대표발의한 내용 등 6건의 셧다운제 폐지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국회 논의가 가속하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도 지난달 25일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합동 발표했다.


이 방안은 여가부의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문체부의 게임시간 선택제로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제도를 일원화하는 것이 골자다. 청소년과 보호자, 교사 등에게 게임 이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셧다운제는 이처럼 정부와 국회 논의를 거쳐 향후 입법 과제가 남은 상태로 여성가족위원회 차원에서 폐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논의가 속도가 붙을 경우 조속히 법안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의원은 “10년 전 셧다운제가 도입됐을 때와 현재의 게임 성숙 정도, 사회 발전 정도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현재 모바일 게임이 90%를 점유하는 상황에서 셧다운제는 실효성이 거의 없고 아이들의 학습권과 수면권에 갖는 영향이 지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셧다운제는 아이들의 학습권과 수면권, 성숙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고려했을 때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향후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법안 폐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셧다운제 도입 10년,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만든 이 법은 청소년 수면도 보장하지 못하고 심야 시간대 게임을 완전히 통제하지도 못했다”며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이후 선택적 셧다운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국회와 정부가 어떻게 이를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왜 하필 게임만?…10년 묵은 졸속 악법 폐지해야”

이어진 토론에서 셧다운제 시행을 강력히 찬성해온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해당 제도가 도입될 당시의 시대 상황과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새롭게 등장한 역할수행게임(RPG)은 기존 게임과 달리 이용자 ‘실력’이 아닌 이용 ‘시간’에 비례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게임시간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들 역시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 아이들에게 안전한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적정 게임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어떤 게임이 아이들에게 안전한지 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제도 도입의 당위성에 관해 설명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는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 대표는 “물론 10년 전의 상황과 지금은 같지 않고. 부모들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예전보다는 높아졌다”며 “게임 환경도 달라졌고 안드로이드나 아이폰 모두 자율적으로 자녀들의 게임을 포함한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에 대해 부모들이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지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자율규제와 정보 제공, 이를 통한 부모들의 선택으로 아이들에게 안전한 게임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간 선택제도 부모들이 잘 활용한다면 강제적 셧다운제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


단, 셧다운제도를 폐지하고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게임 이용 가이드라인 조성 ▲게임 자체에 대한 연구 ▲게임이 청소년에게 끼치는 유해성 ▲적절한 게임 이용시간에 대한 기준과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적인 지원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게임 방송인인 유명 유튜버 G식백과(김성회)는 “게임을 하는 집단이 계몽의 대상에서 민의의 영역에 포함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셧다운제는 50년 전의 야간 통금과 다를 바 없으며 왜 오직 게임만 법으로 막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10년 묵은 졸속 악법인 강제적 셧다운제가 이제라도 폐지 수순에 들어간 것을 환영한다”며 “게임을 신생 유해물질로만 바라보던 맹목적 편견에서 벗어나 요즘 게임의 진짜 장점과 문제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왼쪽)와 유튜버 G식백과(김성회)가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게임 셧다운제 검토를 위한 여야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캡처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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