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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뷰㉗] 네팔에서 온 수잔 샤키아, 문화 교류에 진심 담았다


입력 2021.09.08 13:30 수정 2021.09.08 09:5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수잔 제공

2014년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네팔인 수잔 샤키야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대한 외국인'등 왕성하게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2월 '수잔의 문화교류'라는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이 채널은 네팔 청년 수잔이 다양한 음식, 길거리, 여행 등을 경험하고 소개하는 채널로, 문화 교류에 뜻을 두고 있다.


솔직히 수잔은 유튜브를 시작할 생각이 없었지만 '비정상회담' 멤버들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교류로 만들게 됐다.


"유튜버 활동하는 사람을 보니 꾸준히 업로드해야 하고, 콘텐츠 연구도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쉽지 않겠구나 했죠. 그런데 만나는 사람마다 유튜브를 하라고 추천해 주더라고요. 특히 함께 '비정상회담'을 했던 형들이 네팔에서 온 사람 중에 한국말 잘 하고 네팔에 대해 확실히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강력하게 푸시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해볼까 생각하던 참에 친한 감독님이 편집을 도와주신다고 해서 오픈했어요.


스튜디오가 아닌 야외활동을 주로 하는 콘텐츠를 하기로 한 건 수잔과 촬영, 편집을 도맡아 하는 감독의 성향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부산, 홍천, 강진, 춘천 등 한국의 다양한 곳을 다녀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심해지며 '일단 멈춤' 상태다.


감독님과 촬영장에서 만났지만 친구가 됐고 둘 다 여행을 좋아해서 재미있었어요. 야외활동을 좋아해서 그렇게 콘텐츠를 가져가기로 했죠. 편집본을 보니 너무 멋있고 재미있게 나와서 이 콘셉트를 고수하게 됐죠."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잠시 쉬고 있지만 9월 말에 다시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한국 사람들이 잘 안 가는 섬을 찾아 백패킹을 하려고요. 그곳에서 네팔의 이야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한국과 네팔에 있는 문화를 소개하고 비교하는 걸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수잔 제공

수잔은 '비정상회담'부터 함께한 타쿠야, 로빈, 닉과 함께 팬덤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 팬 투(FANTOO)의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 '찐한 남자'에 3개월 동안 출연했다. 수잔은 친한 동료들과 즐길 수 있었던 3개월이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2010년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3개월 동안의 시간이 3일처럼 느껴졌어요. 한국의 모든 게 좋고 신기했죠. 그런 걸 겪으면서 익숙해졌죠. 불만이 있으면 한국 정부도 비판할 수 있어요. 그 정도로 한국에 깊이 녹아들었어요. 그래서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았죠."


수잔은 '찐한남자'에서 동료들과 함께 인천 무의도, 양평 두물머리, 강원도 용평, 발왕산 등을 여행하며 국내의 다양한 명소들을 소개해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했다. 실제로 멤버들이 오랫동안 한국에 살며 느낀 장점으로는 와이파이와 쾌적한 대중교통, 단점으로는 주차와 지하철 내 질서 등을 언급하며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 편은 실제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투어 버스를 타고 대화를 하는데 문득 우리가 너무 좋은 것만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10년 동안 한국에 살았는데 불편하거나 이해 안 되는 것도 당연히 있기에, 그런 부분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국은 그렇구나'란 생각도 하고 자기들 나라도 그런 일이 있다고 공감해 주더라고요."


처음 수잔이 한국에 왔을 때 아는 단어는 '괜찮아요' 뿐이었다. 현재는 발음과 단어 선택까지 한국인 못지않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이에 대해 수잔은 언어를 좋아하기도 하고 네팔이 다양한 언어에 노출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웃었다.


"네팔은 부족이 많아요. 그 부족들은 풍습과 문화, 언어가 다 다르죠. 그래서 기본적으로 2개 언어는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어려서부터 TV를 모두 인도어, 파키스탄어로 봤어요. 전 세계 사람들이 많이 와서 영어도 일찍 배우고요. 아마 그런 훈련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어를 빠르게 배운 것 같아요. 솔직히 한국에 처음 왔을 땐 '괜찮아요' 이 한 마디밖에 몰랐어요.(웃음)"


지난 3월 수잔은 다니엘과 럭키, 알베르토의 유튜브 채널 '354'에 출연한 바 있다. 이때 수잔이 나왔던 편은 178만 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수잔도 이들을 비롯해 '비정상회담'에서 친하게 지냈던 멤버들을 자신의 채널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출연하고 조회 수랑 구독자가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꾸며내지 않고 우리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즐거우셨나 봐요. 특히 산낙지를 모두 없어서 못 먹어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외국인은 산낙지를 어려워하는데 우리는 '여기에 외국인이 어딨어'라고 말하면서 맛있게 먹었어요. 그 편 잘되고 형들에게 비싼 밥 얻어먹었습니다. 하하."


수잔은 오랜 한국 생활을 하며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 문화에 비교적 관심이 없다는 점을 피부로 체감했다. 이에 최근 출판하기로 결정한 책은 네팔을 주제로 했다. 이 역시 앞서 이탈리아 동화책을 우리나라 말로 번역한 알베르토 몬디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수잔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네팔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아쉬운 점도 있어요. 너무 선진국만 바라보고 따르려는 점이 보여요. 아시아는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네팔을 주제로 한 책을 쓰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사람들이 가장 높은 산을 히말라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사실 히말라야는 산맥이란 뜻이고, 에베레스트가 높은 산이거든요. 이렇듯 네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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