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용시장 5대 특징 분석 보고서
대기업 비중 미국의 14% 수준…규제 완화 절실
한국의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미국의 2배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대기업 수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 등을 활용해 우리나라 고용시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기업 수는 G5 국가에 비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실제 중소기업 경쟁력이 높은 독일의 경우 1만개 기업중 44개가 대기업인데 반해 한국은 9개 수준에 그쳤다. 대기업 수가 적다보니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86.1%로 G5 국가 평균 53.6%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까지 성장하기 위해 총 275개의 규제에 직면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 규제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노동생산성이 28.7%로 OECD 평균(64.8%)에 크게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을 지적하며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직원 훈련 등 인적 자본 투자 및 연구 개발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노동 유연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실제 한국의 정규직 해고규제 유연성 순위는 OECD 37개국 중 20위에 그치고 법적 해고비용도 1주일 급여의 27.4배로 G5 평균에 비해 크게 높다고 지적했다. 해고 규제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 기업들의 고용 창출 여력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경연은 한국의 청년 및 여성 고용률 역시 글로벌 주요 국가 대비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의 청년(15~29세) 고용률은 42.2%로 G5국가 평균 56.8%보다 14.6%p 낮았다. 특히 한국의 청년 경제활동참가율(46.4%)은 G5국가 평균(62.5%)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도 부진하였다.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59.0%)보다 낮은 56.7%에 그쳤다. 이 중 35~39세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35~39세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60.5%에 그쳐 터키, 멕시코 다음으로 낮았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도 글로벌 주요국가 대비 높다고 봤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4.6%로 OECD 국가 35개국 중 6번째로 높았다.
G5 국가의 경우 1인당 GDP 대비 자영업 비중이 추세선(1인당 GDP와 자영업 비중 관계)보다 낮은 수준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추세선을 따른다면 약 18.7%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 업종이 일부 업종에 집중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영업자들의 운영하는 업종을 살펴보면 생활밀접업종(도소매·숙박·음식 업종)이 43.2%에 달했다.
이는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인 반면 수익성이 일반 산업에 비해 낮고, 신생기업 5년 생존율도 낮았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가 많이 속해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24%, 5년 생존율이 20.5%로 전 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실업, 여성 경력단절, 영세자영업 포화, 높은 중소기업 고용 비중, 정규직 과보호 등 5가지 특징이 말하는 바는 결국 일자리 확대”라며 “노동 규제를 완화해 기업 고용 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가되는 차별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