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늘었던 수요 조정…4분기 D램 하락 전망
세대교체에 따른 생산량 감소…공급과잉 해소 기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커져만 가는 메모리 반도체 불확실성을 D램 DDR5 양산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전 세대인 DDR4 대비 높은 단가와 공정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공급 감소로 수익성 증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제품 개발을 마치고 이와 호환되는 중앙처리장치(CPU)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단가 하락이 우려되는 D램 시장에 DDR5 출시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란 기대다.
DDR5는 현재 널리 쓰이는 DDR4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2배 가량 빠르고, 전력 효율 30% 가량 개선됐다는 특징이 있다. DDR4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1600~3200Mbps(1초당 100만 비트), DDR5 제품은 3200~8400Mbps 수준으로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오류정정회로(ECC) 등이 새로 내장되면서 칩 크기가 DDR4보다 커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세대교체에 따른 자연스런 물량감소로 D램 공급과잉 상태를 어느 정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DR5로의 전환에 집중하면서 DDR4 등 기존 D램 생산량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슈퍼사이클(대호황)이 정점을 찍으며 당분간은 하락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과 언택트 트렌드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D램 수요가 다시금 줄면서 공급 과잉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D램 평균 가격은 기존 대비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PC용 D램은 5~10%, 서버용 D램은 최대 5% 하락이 예상된다.
이같은 우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이른바 7만 전자를 넘어 6만 전자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며 SK하이닉스는 연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 보다 0.4% 오른 7만16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0.83% 내린 9만5700원에 마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대 변경으로 단가도 높아지고 DDR5 특성상 DDR4보다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서버용 CPU가 출시될 때마다 대기 수요도 높은 만큼 DDR5 수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 모두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텔은 올해 말 PC용 12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엘더레이크’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더레이크는 DDR5를 지원하는 만큼 출시와 함께 메모리 세대 교체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