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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요구한 北에…'진정성'으로 응수한 美


입력 2021.10.13 11:01 수정 2021.10.13 11:0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한미 안보실장 워싱턴서 협의

韓, '北 이슈' 집중…"종전선언 설명"

美, 첨단기술 협력 강조…'中 견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이 1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안보실장 협의차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미국을 향해 적대정책 철회와 관련한 '구체적 행동'을 요구한 데 대해 미국은 적대 의도가 없다는 '진정성'으로 응수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개적으로 '유인책' 제공을 촉구했지만 하루 만에 선을 그은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각)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미국 측의 '진정성'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설리번 보좌관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국가안보실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 협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공개적으로 미국의 유인책을 요구한 데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며 '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거듭 촉구한 셈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년간 개발한 한미일 타격용 신무기들을 대대적으로 과시하며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서 실장은 협의 이후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은 남북 대화 관여와 협력 기조를 재확인했다"며 "한반도 안보 위협 감소 및 경제 안정, 비핵화를 위해선 대북 외교·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이 남북 대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 코로나19 등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강한 지지를 표했다"며 "한미는 북한이 남북·북미 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국면 돌파에 실질적 진전이 있으리라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권이 구상해온 코로나19 백신 등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 미국 측이 지지 입장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실장은 이번 면담에서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고위 당국자는 "우리 구상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우리 입장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한반도 현안에 무게를 둔 것과 달리, 미국은 한미동맹의 역내 역할 확대에도 높은 관심을 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한미 안보실장이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이후 한미관계를 확장(broaden and expand)하기 위해 취한 중요한 조치를 인정했다"며 "첨단 기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5G, 탄력적인 공급망, 글로벌 보건 등의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중국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 사안인 첨단 기술 분야 협력 강화를 언급하며 중국을 우회 견제했다는 평가다.


백악관은 "북한이 위기 고조 행위(escalatory actions)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최근 신무기 시험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국가안보실은 "양측은 이번 협의가 한미동맹의 미래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한 양국 간 공조 강화에 기여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앞으로도 각급에서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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