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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팀' 걸림돌 된 김어준 등 '스피커'들


입력 2021.10.14 00:45 수정 2021.10.13 22:4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경선 끝났지만, 지지층들 앙금 여전

경선 과정서 '스피커'들이 균열 키워

'똥파리' '찢빠', 경멸해 일컫는 멸칭 확대 재생산

이낙연 측, 김어준 이례적 공개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 관련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사오입’ 무효표 논란을 일단락하고 본격적인 대선 본선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원팀’을 만드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지자들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 ‘지지층 원팀’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경선 기간 ‘친여 스피커’들의 활약이 되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13일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는 SNS를 통해 민주당 경선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임을 밝혔다. 이들은 경선 이후 민주당사 앞에 집결해 결선 투표를 촉구하기도 했었다. 이날 승복 선언을 한 이 전 대표가 지지층을 향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지만, 앙금은 적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이른바 ‘친여 유튜버 스피커’들이 내부 균열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리가 유력한 후보나 캠프 측이 경선 막판에는 본선에 대비해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들은 달랐다. 일부 유튜버들은 경선 마지막까지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모욕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상대 후보가 아닌 그 지지자들까지 서로 매도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이뤄졌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을 ‘똥파리’,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을 ‘찢빠’라고 부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똥파리’ 등의 멸칭 외에, 한때 호남 비하 논란이 있었던 ‘수박’도 이들 스피커들이 정치적 폄하 의미를 담아 자주 사용하는 용어였다.


문제는 이들이 수많은 구독자들을 자랑하며 당내 막강한 입김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보수진영에도 유튜브 등을 활용한 스피커들이 존재하지만, 영향력의 차이는 확연하다. 기성 언론을 불신하는 민주당 지지층 특성과 맞물려 힘을 축적했고,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이 화답하며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방송인 김어준 씨인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어준이 사실상 민주당의 대표”라고 표현했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날 이 전 대표 측이 보도자료를 내고 김씨를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씨는 앞서 자신이 진행하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무효표 논란에 대해 “16대 민주당 경선에서도 사퇴한 후보의 표를 다 무효 처리했다”며 “결과가 뒤바뀌는 건 법률적으로 매우 어렵고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대장동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에 대해 “16대 민주당 대선 경선은 결선투표제가 아니고 선호투표제였다. 선호투표제 자체가 중도 사퇴 후보의 득표를 무효화시키는 것을 전제로 한 방식”이라며 “김씨의 부정확하고, 부적절하며, 특정 정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공영방송 전파를 통해 국민에게 가감 없이 전달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한다는 민주당의 한 권리당원은 “예전에는 김어준의 뉴스만 믿었지만, 지금은 듣지 않는다”며 “사실을 호도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야 공세의 선봉으로 지지층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던 이들이 지금은 ‘원팀’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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