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타버스 4종 ETF 동시 출격
미래에셋 ‘엔터’ 비중↑...구성 차이
“XR이 중심...관련 기업 수혜 주목”
증시 조정이 나타나고 직접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유망 테마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첫 메타버스 ETF 4종이 코스피에 상장된 가운데 메타버스 산업 발전 방향과 기업들의 기술 실효성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래에셋자산용의 ‘TIGER Fn메타버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28% 오른 1만555원에 거래를 마쳤다. KB자산운용이 내놓은 ‘KBSTAR iSelect메타버스’(1.95%),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메타버스MZ’(1.64%)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1.47%)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각 운용사들은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 4종을 지난 13일 동시 상장했다.
메타버스라는 테마는 같지만 운용사들은 운용 방식과 종목 구성에서 차이를 뒀다. 삼성운용 ETF 상품은 기초지수와 30% 오차범위 내에서 펀드 매니저가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액티브 ETF다. 반면 KB운용, NH아문디운용, 미래에셋운용은 메타버스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방식이다. 또 KB운용의 ETF를 제외한 3개는 에프앤가이드 메타버스지수를 기초 지수로 삼는다.
iSelect 메타버스 지수를 추종하는 KB운용 ETF는 지난 14일 기준 에스엠(11.26%)과 네이버(9.97%), 하이브(9.89%), 카카오(9.02%), LG이노텍(9.04%) 등을 담고 있다. CJ ENM(7.81%)의 구성 비중이 7%를 넘는 것도 눈에 띈다. 삼성운용 ETF는 하이브(8.68%)와 펄어비스(8.39%), 크래프톤(7.97%), 위메이드(7.03%) 등 게임·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 기업 비중이 70%로 구성됐다.
미래에셋운용 ETF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10.14%), 하이브(9.82%), 네이버(9.66%), JYP Ent.(9.60%), LG이노텍(8.39%) 등으로 엔터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NH자산운용은 펄어비스(11.61%)와 하이브(10.37%), 네이버(10.33%) LG이노텍(8.73%)에 현대모비스(9.55%), LG유플러스(9.38%), SK텔레콤(9.25%) 등 대형·통신주를 편입한 것이 특징이다.
구성 종목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관련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필요할 전망이다. 메타버스 산업이 초기 단계이고 사업의 연관성에 대한 개념도 명확하지 않아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산업이 확장현실(XR) 기술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XR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MR)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접근방식을 단순히 기능 몇 개가 더 추가된 플랫폼 서비스로만 한정짓기보단 메타버스를 구현할 XR 기술, XR 기술을 기반으로 창출될 새로운 시장, 기존 산업·기업의 변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XR 기기 신제품 출시 관련 이벤트가 이달부터 진행될 예정”이라며 “특히 내년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관련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외 XR 관련 부품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VR 기기 ‘오큘러스’ 관련 국내 부품업체인 뉴프렉스(카메라 관련 부품)는 이날 13.19% 급등한 3905원에 마감했다. NH투자증권은 애플의 경우 아직 제품 출시 이전으로 확정된 부품사는 알 수 없지만 기존 부품업체인 LG이노텍(3D센싱), 덕우전자(광학모듈 부품)의 납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