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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종전선언 '속도전'에 美 "이견 있다" 제동


입력 2021.10.28 05:38 수정 2021.10.27 21:56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설리번 안보보좌관 "순서‧시기‧조건 이견"

'북한과 대화 우선-비핵화' 원칙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속도전'에 미국이 제동을 걸었다. 정부는 임기 내 종전선언을 매듭짓기 위해 최근 외교부장관, 국정원장, 북핵수석대표 등 가용 한미채널을 총동원해 설득에 나섰지만, 정작 미국과의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종전선언 관련 질문에 "핵심적인 전략적 구상은 근본적으로 일치한다"면서도 "각각의 단계에 대한 정확한 순서‧시기‧조건에 대해 한국과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다른 관점"을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한미 간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미국은 종전선언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나 법적 구속력 등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및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종전선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종전선언에 '올인'한 우리 정부와 달리 다양한 카드를 검토하겠다는 쪽에 가깝다.


설리번 보좌관은 "(종전선언 등) 한국 정부와의 집중적인 논의에 관해 공개적으로 너무 많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 "최근 한미 북핵수석대표 논의는 매우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만 언급했다.


10월 24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이 성 김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도어스테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지난 1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설리번 보좌관과 협의한 뒤 "우리 측 입장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설명했고, 지난 24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서울에서 만난 후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진지하고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며 비판하는데 무게를 두는 한편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를 탐색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종전선언 논의는 후순위에 두고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도 북한이 대화의 장에 하루속히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결국 북한이 미국의 대화 요구에 응해야 다음 수순인 종전선언의 입구에 들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7일 외무성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은 저들의 무분별한 군사적 책동이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안정과 발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 머리를 숙이고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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