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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현장] “원칙 없는 차별…대중음악 공연시설, 카페·식당보다 안전”


입력 2021.10.28 16:44 수정 2021.10.28 16:4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세미나 개최

'위드 코로나 시대 방역 대책과 미래 전략'

단계적 일상 회복, 즉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대중음악공연에 대해 “안전하다”는 의료계의 의견이 나왔다.


ⓒ민트페이퍼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 숲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 방역 대책과 미래 전략’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음공협 이종현 회장, 한림의대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김형일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조영권 사무관 등이 참석했다.


먼저 이종현 회장은 “코로나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보내온 것도 벌써 2년이 넘었다. 방역방침이 계속 바뀌고, 그에 따라 계속 변화된 모습으로 생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이제는 지난 상황들에 대한 것보다도 어떻게 하면 실제적으로 생업을 종사하면서 코로나에 대비할 수 있는지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할 거 같다. 오늘의 세미나 한 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지만, 이 모임을 통해 제대로 된 방안이 마련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이번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세미나에 참석한 정기석 교수는 코로나19의 기본적인 설명을 비롯해 예방방법, 치료 방법 등에 대해 발제한 것을 근거로 공연장에서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의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예방법은 ‘마스크’다. 그 어떤 백신보다도 강력한 예방법”이라며 “공연산업에서도 마스크만 철저히 끼고 있다면 공연장에서 하루 종일 있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될까봐 두려워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외 페스티벌의 경우를 예로 들며 “야외나 큰 경기장에서 공연을 하는데 못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 의아한 부분”이라며 “(코로나19) 상태가 좋을 때는 물론이고, 좋지 않을 때에도 야외에서 하는 공연에 대해 차단할 과학적 근거는 없다”면서 “다만 마스크를 벗는다든지 취식하지 말라는데 모여서 먹는 사람 등 지키지 않는 사람 때문이다. 야외 공연 자체만 놓고 보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공연장과 전시회 등의 각종 시설엔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일부 조치가 있었던 것과 달리 대중음악 공연은 유독 엄격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차별을 겪어왔다. 음공협에 따르면 2020년 대중음악 공연산업은 예년에 비해 무려 90%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원칙이 없다”고 일갈했다. 정 교수는 “환기 상태가 양호한 대형 실내 시설은 식당이나 카페보다 안전하다 생각한다. 밥 먹고 차 마시느라고 수백명이 한 곳에서 마스크 벗고 식사하는 것과, 마스크 쓰고 수백 명이 높은 천장 가진 홀에서 공연하는 것 중 당연히 마스크 쓰고 있는 상태가 안전한 것”이라며 “공연장만 특별한 방역지침을 시행할 근거 자료는 없다. 조금 더 전향적으로 대중음악 공연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대규모 공연과 페스티벌이 연달아 열리고 있다. 이에 최근 일부 가수를 중심으로 국내 공연 없이 해외 투어를 먼저 시작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한 예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4일 국내 한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개최했지만, 11월과 12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프라인 콘서트를 예고한 바 있다. 케이팝의 원동력인 내수시장이 오히려 장기 침체에 빠지고 국내 팬들에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사회회적 거리두기 기준상 4단계에 해당하는 수도권은 정규 공연시설 외에는 공연할 수 없다.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가 단계적으로 추진되지만, 행사 인원 제한은 12월에나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로드맵에는 1차 개편 시 대중공연을 비롯한 행사 및 집회는 접종 완료자 등으로만 구성됐을 때 500명 미만까지 가능하다. 이를 초과하면 관할 부처 및 지자체 승인 후 시범 운영된다.


해외 뮤지션의 내한 공연 등을 기획해 온 김형일 대표는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보다 앞서 위드 코로나를 적용한 해외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향후 대중음악 공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한 페스티벌 행사에는 전 관객이 접종 완료 증명서 및 음성 확인서를 지참해 약 7만5000명이 참석했다. 2주가 지난 뒤 확진된 사람은 36명이지만 연관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대다수 팬들이 위드 코로나 이후 공연 개최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브네이션이 대중음악 팬 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65%는 ‘3개월 이내에 라이브 공연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는 자료도 첨부했다.


또 김 대표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공연이 이뤄진 건 그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공연산업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나라에서 공연이 산업으로서의 가치나 규모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테스트 공연을 진행하고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사회나 정부의 관심도가 깊었다”면서 국내에 공연산업의 위치와 정부의 관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종현 회장도 이에 공감하면서 유독 대중음악에만 적용되고 있는 엄격하고 차별적인 시선을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유독 대중음악은 아티스트에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화제가 되고 정부나 지자체도 그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임기응변식의 정책을 내놓고 단죄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누군가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공평한 시선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또 업종에 대한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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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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