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4강 신화 지휘했던 라바리니 감독과 재계약 실패
세자르 코치 감독 선임,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 나설 전망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연경(상하이)에 이어 도쿄올림픽 4강을 지휘했던 명장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팀을 떠나게 됐다.
대한배구협회(회장 오한남)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전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2020 도쿄올림픽 이후 협회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전 감독과 재계약에 대하여 협의해 왔으나, 라바리니 전 감독이 개인적 그리고 직업상의 이유로 유럽에서의 활동을 희망하며 재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지난 3년간 라바리니 전 감독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어온 세자르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로 온 국민에 감동을 안겼던 여자배구는 새판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에이스 김연경이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도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베테랑들이 대거 대표팀을 떠난 가운데 라바리니 감독과 재계약이 지상과제로 떠올랐지만 끝내 새 사령탑으로 교체됐다.
도쿄올림픽 선전으로 한껏 인기가 높아진 여자배구는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대표팀이 계속해서 국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의 그 다음세대라 볼 수 있는 박정아(한국도로공사), 김희진(IBK기업은행) 등이 이제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다행히 김연경이 빠져나간 레프트 포지션에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올림픽서 ‘클러치박’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박정아를 비롯해 이적 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소영(KGC인삼공사)도 있다.
정지윤(현대건설)은 대표팀 미래를 위해 소속팀서 레프트로 활약하고 있고, 아쉽게 부상으로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강소휘(GS칼텍스)도 언제든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부동의 주전 센터 양효진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박은진, 정호영(이상 KGC인삼공사), 이주아(흥국생명) 등 젊은 후보군들이 대거 자리하고 있다. 다만 취약 포지션으로 꼽히는 라이트는 여전히 최대 고민거리다.
여자배구는 당장 내년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시험대에 오른다. 신임 감독과 어떻게 팀이 변모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페인 국적의 세자르 신임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4위에 오르는 데 라바리니 전 감독과 함께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지난 3년간의 한국 대표팀 코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선수들과의 소통도 원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바리니 감독을 오랜 시간 보좌한 만큼 기존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