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규제로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 의존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에 발표한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국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총 98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444만명의 신용평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유형별로 보면 사업자대출이 572조6000억원, 가계대출이 415조9000억원이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말보다 21.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가계대출이 13.1%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1.6배에 이르는 증가율이다.
이런 와중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대한 대출 의존도가 높아졌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금융권별로 보면 보험·상호금융조합이 8.4%, 캐피탈·카드가 9.6%, 저축은행이 15.5%를 기록하며 은행(6.5%)을 웃돌았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자대출 증가율 역시 보험·상호금융조합이 26.8%, 캐피탈이 20.1%, 저축은행이 19.8%로 은행(11.3%)보다 높았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가 자영업자의 고금리 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은행에서) 저금리 자금을 이용할 수 있다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지 않았을 텐데 최근 은행권 대출 공급량이 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상황으로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이 은행보다는 고금리업권에서 급증하고 있어 자영업자의 채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충격을 크게 받은 자영업자의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