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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박사모' 논란 벌이다…급기야 박근혜 사촌까지 등판


입력 2021.11.02 16:57 수정 2021.11.02 17:1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박근혜 사촌 박준홍, 홍준표 지지선언

"45년 구형하고 형집행정지 않은 자가

가족에게 지지해달라는 것은 2차 가해"

洪~尹 간의 '가짜 박사모' 논란 종지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홍준표 의원 공개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선언 도중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45년형을 구형하고 아픈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도 허락하지 않은 자가 그 가족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것은 2차 가해"라며, 경쟁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했다. ⓒ홍준표 캠프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혈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쌍방의 '가짜 박사모 지지 선언' 진위 공방을 둘러싸고 급기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까지 직접 등판했다.


이로써 '가짜 박사모 지지 선언' 논란에는 종지부가 찍혔지만, 친박(친박근혜) 표심의 지지 여부를 둘러싸고 본경선 양강 후보가 밀고당기는 모습이 일반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 것인지, 자칫 본선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지나 않을지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홍준표 의원의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의원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박 전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셋째 형의 장남으로, 여동생인 박영옥 여사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이며, 김종필 전 총리의 처남에 해당한다.


이 자리에서 박준홍 전 회장은 "홍준표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의 민족중흥 정신을 발전시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며 김종필 전 총리의 동서화합과 산업화 열정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며 "홍 후보의 약속을 완수하는 과업에 박정희 대통령 집안과 김종필 총리의 집안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45년형을 구형하고 아픈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도 허락하지 않은 자가 그 가족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것은 2차 가해"라며 "이제 우리들은 홍준표 후보를 기필코 대통령에 당선시키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박준홍 전 회장의 홍준표 의원 지지 선언에는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도 배석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 막바지에 공방이 전개됐던 '가짜 박사모 지지 선언' 논란은 일단 종결됐다.


경선서 '박지만 尹 지지' 가짜뉴스 나와
박지만, 언론사에 직접 서신 띄워 부정
막판 혼전에 '친박 표심' 놓고 아수라장
"일반 국민이 어떻게 볼지…" 우려도


'가짜 박사모 지지 선언' 논란이란 윤석열 전 총장 캠프가 지난달 31일 '박근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단체 대표들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촉발됐다.


이 단체들은 근혜사랑·박애단·온누리혜사랑·혜사랑방송·구미박사모·고양파주박사모연합·강원박사모·박사랑 등인데, 이들은 '박사모 회장단'을 자칭하며 "무너진 법과 원칙을 바로세울 수 있는 후보는 윤석열 뿐"이라고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자 경쟁 주자인 홍준표 의원 캠프 뿐만 아니라 정광용 박사모 중앙회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광용 회장은 "2004년에 창립된 박사모는 하나뿐"이라며 "박사모와 전혀 무관한 정체불명의 이상한 짝퉁 단체들이 박사모의 명칭을 도용해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 선언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박사모를 모독한 것으로 이를 묵과할 수 없어 법적 조치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예고했다.


홍준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 회장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는 허위사실을 전파해서, 결국 박 회장이 손수 문화일보에 편지까지 보내 '가족을 힘들게 한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윤 후보 측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짝퉁 박사모까지 만들어낸 것이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박지만 회장은 지난달 28일자 문화일보에 보도된 서신에서 "가족을 힘들게 한 사람을 지지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자신과 육사 37기 동기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검찰 수사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도 마음 아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짜 박사모 지지 선언' 논란은 종결됐지만,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이 막판 승패불명의 양상에 빠지면서 쌍방이 친박(친박근혜) 표심에 경쟁적으로 호소하는 모습을 놓고서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심(黨心)에서는 '친박 표심'의 영향력이 크지만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득보다 오히려 실이 많을 수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까지 받아내 보수 표심을 총결집해서 지난해 총선을 치러봤지만 참패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범보수가 과거의 과오는 겸허하게 인정하고 유연하게 중도층으로까지 표심을 확장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한데, 막판 초경합 속에서 '가짜 박사모'가 등장하고 박 전 대통령의 친인척 지지 선언까지 등장했다"며 "일반 국민의 눈에 이것이 어떻게 비쳐질지가 관건"이라고 경계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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