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등 주요국 에너지위기 현황과 시사점
EU, 풍력발전 감소로 전기요금 최대 3배 폭등
탄소중립 과정에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기저에너지로 활용하고, 석탄발전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4일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EU 등의 현황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중국은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수요를 석탄발전 위주의 전력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전력난이 발생했다. 2021년 1월에서 8월까지 8개월 동안 중국의 전력 사용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발전 비중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석탄의 생산량은 2021년 1월에서 8월까지 8개월 동안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같은 석탄 부족으로 인해 석탄가격은 연초에 비해 49.8%나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주요 탄광지역인 산시성에서 발생한 홍수로 석탄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력난이 더욱 악화됐다.
석탄생산이 정체된 데는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전력부족으로 인해 장쑤성, 광동성 등 중국의 제조업 중심 공업지역에서는 전기공급이 중단되어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업체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전력난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이 발생하면서 중국 산업생산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EU의 경우 이상기후에 따라 바람세기가 약해지면서 풍력발전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대체연료인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다. 2021년 9월 유럽의 풍력발전 비중은 9.3%로 2020년 9월 11.6%에 비해 2.3%p 감소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에 비해 3.6배 이상 증가(네덜란드 TTF-유럽 천연가스 지표물 기준)했고, 전기요금은 연초 대비 독일은 2.4배 영국은 2.8배, 프랑스는 3.1배, 스페인은 3.4배 증가했다. 전력요금이 상승하면서 철강, 비료 등 일부 에너지 다소비업체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산업계 피해도 나타났다.
미국도 올해 연초에 비해 휘발유 가격과 석탄 가격이 40% 가까이 상승하면서 금년 동절기 에너지수급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중국, EU 각국 등은 에너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석탄 및 원자력 발전을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에너지위기를 맞은 중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함께 원자력 및 석탄발전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에너지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기저에너지로 활용하고, 석탄발전도 급격히 축소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