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에 나설 당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모드에 돌입하게 됐다. 대권 주자로서의 정치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를 통해 야권의 표 분산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전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 "이 무도한 정권의 연장을 끝내고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전부 같은 열망을 가진 분들"이라며 "큰 틀에서 야권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 "원론적인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당장 (구체적인 단일화 여부) 여기에 대해 드릴 말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우위를 보이는 반면 안철수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더해진 '4자대결'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점에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안 대표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줄곧 완주 의지를 피력하며 국민의힘의 양보를 주장하고 있어 쉽사리 논의의 물꼬를 트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홍준표 의원을 향해 쏠렸던 2030세대 지지세의 향방도 주목하고 있다. 중도적 스탠스가 강한 이들의 지지세가 역시 중도적 색채가 강한 안 대표를 향해 쏠리며 안 대표의 지지율이 오름세를 탈 경우, 안 대표의 대선 완주에 대한 명분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평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자 대결에서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안 대표의 지지율이 10%를 상회하며 상승세를 타게 되면 안 대표는 더더욱 단일화에 미온적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며 "제 정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선출되며 구도가 명확히 짜여진 만큼 당분간의 지지율 추이를 살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내부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숙제라는 평가다. 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및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 대표와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인 만큼, 향후 이들과 발언 수위 및 단일화 조건 등을 매끄럽게 조율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윤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을 축하하며 '선의의 경쟁자'가 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윤 후보의 선출을 축하드린다"며 "인류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대선후보들은 과거에 붙들리기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와 생존 문제 등 미래담론을 논의해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가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서 정권교체, 나아가 시대교체라는 국민적 열망이자 시대적 소명에 함께하길 기대한다"며 "국민의당도 선의의 경쟁자로서 국민의 삶과 미래 담론이 이번 대선을 관통하는 화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MZ세대-수도권에서 홍준표 돌풍이 불었던 만큼 윤 후보가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독자적이고 확고부동한 중도층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수혜를 안철수 대표가 입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동안 윤 후보와 안 대표의 '밀고 당기기'가 벌어질 텐데 이 여파가 어떻게 작용되느냐에 따라 대선의 구도가 달리 그려질 것"이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