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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문재인 수호' 프레임으로 지지층 봉합 시도


입력 2021.11.08 14:52 수정 2021.11.08 18:26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이재명 '역벤션' 윤석열 '컨벤션' 중첩에 위기

'국민의힘은 보복세력' 규정하며 지지층에 호소

재난지원금 등 정책 이슈로 중도층 겨냥

윤석열 향해선 "주 1회 일대일 정책토론 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권 내에서 ‘정권교체가 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위험하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문 상징성이 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과 무관치 않다. 위기감 조성을 통해 지지층 이반을 막는 한편, 야권을 ‘보복세력’으로 규정하는 프레이밍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 5일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선거는 마음이 결정하는데 마음은 결핍을 메우는 방향으로 흐른다”며 “보수는 복수심에 문재인을 구속시켜 그 결핍을 메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지지층을 향해서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수호’ 프레임은 지난해 총선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친문 핵심 윤건영·고민정 당시 후보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질 경우 문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했었다. 나아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관훈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일부 친노 세력은 정동영 후보를 안 찍었다”며 “이명박이 승리하고 그 결과 철저한 검찰의 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비극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느냐”고 했었다.


나아가 8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후보는 “보복보다는 민생을 더 생각해야 한다”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을 ‘보복세력’으로 규정했다. 이에 앞서 6일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온라인 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이 후보는 “저는 미래를 얘기하는데 그분은 주로 과거를 얘기하고 주로 보복·복수 얘기를 많이 한다”고 주장했다.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는 이른바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가 그 시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초반 대선 구도는 미래의 이재명 후보와 과거·보복의 윤석열 후보 구도”라며 “수구 세력, 보복 세력, 탄핵 불복 세력과 결탁해 조직을 키워 나갈 것이라면 국민의힘이 아니라 과거의힘, 보복의힘으로 당명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선출 뒤 ‘역벤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핵심 지지층 내 '반이재명' 정서가 남아 있는 데다가 대장동 게이트가 겹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에 반해 윤 후보는 컨벤션 효과를 받으며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분위기다. ‘문재인 수호와 검찰개혁’이라는 당내 공감대가 큰 의제를 통해 집토끼 단속에 먼저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0.6%p 치솟은 43%를 기록한 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31.2%에 그쳤다. 정당지지율은 국민의힘 37.1%, 민주당 30.5%로 나타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높다는 점이 딜레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문재인 수호’를 강하게 외칠 경우, 대중의 정권교체 열망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게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과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정책 이슈를 쏟아내며 중도층을 겨냥한 캠페인을 병행하는 중이다. 여기에는 정치경력이 짧은 윤 후보를 상대로 이 후보가 ‘정책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윤 후보를 상대로 일대일 정책토론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민들은 과연 우리의 삶을 제대로 바꿔줄,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줄 사람이 누구인지, 정치세력이 어디인지 판단하고 싶어 하신다”며 “각자가 가진 철학과 가치, 그리고 비전과 정책, 그리고 실력과 실적을 수시로 대비하고 논쟁해 볼 수 있는 장으로써 주 1회 정도는 정책토론회의를 한 번 가져보자”고 제안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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