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30% 증가하며 호실적…통신·플랫폼 고른 성장
B2B 성장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 성장동력 확보 나서
소비자 대상의 유무선 통신 투자는 축소…네트워크 먹통 등 통신 '홀대' 지적
KT가 유무선 통신사업과 비통신 중심의 플랫폼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등 사업 호조로 성과가 본격화된 기업대기업(B2B) 사업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달 KT 유무선 통신이 먹통이 되는 네트워크 장애 사태가 발생하면서 본업인 통신 사업에 대한 투자와 관리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KT는 프로세스를 개선해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지연됐던 설비투자 역시 올 4분기에 확대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KT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2174억원, 영업이익 3824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62억원(3.6%), 영업이익은 884억원(30.0%) 증가했다.
KT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사업을 고객과 수익모델(BM)의 성격 기준으로 사업을 4가지로 분류했다. 무선·인터넷·유선전화 등으로 구성된 텔코 B2C 사업은 올 3분기 별도 누적 기준 7조500억원, 전용회선·기업 메시징 등 텔코 B2B 사업은 1조48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인터넷(IP)TV와 콘텐츠 등 디지코 B2C는 1조5600억원, 인공지능(AI)·인터넷데이터센터(IDC)·클라우드 등 디지코 B2B는 1조52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디지코 B2B 사업 비중을 현재 39% 수준에서 2025년 50%까지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실제 KT는 올 3분기 B2B 수주금액이 1조원을 돌파해 역대 분기 수주 규모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B2B 전체 매출은 기업 데이터 트래픽 증가와 디지털 전환 수요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B2B 성장을 이끈 건 AI/DX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7% 성장했다. AICC, IDC, 클라우드 등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이 가운데 ID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7% 증가했다.13번째 용산IDC 및 브랜드IDC로 새롭게 오픈한 남구로IDC, 다른 사업자들의 IDC를 설계∙구축∙운영해주는 DBO(Design∙Build∙Operate) 사업의 신규고객 확보를 통해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KT가 B2B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높은 시장 성장세 때문이다. 김영진 재무실장은 ”IDC 시장 전망이 밝고, KT가 시장 1위 사업자로 40% 넘는 것으로 추정하며 추가 IDC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2B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B2C 통신은 소홀...설비투자 지속 감소
이처럼 KT가 '디지코' 회사 전환을 강조하고, B2B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본업인 B2C 통신 사업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10기가 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에 이어 지난달 통신 장애 사태가 발생하면서 본업에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오전 11시 16분부터 12시 45분까지 약 89분 동안 KT의 유무선 네트워크가 먹통되는 통신 장애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협력업체가 주간에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명령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exit' 명령어를 누락한 것으로, '인재(人災)'인 것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KT의 작업 관리체계 부실과 망 차단 미실시 등 네트워크 관리 소홀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KT의 설비투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포함한 올 1~3분기 누적 설비투자는 1조464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840억원) 대비 17.9% 감소했다. 3분기 개별 설비투자는 6008억원으로, 전분기(5747억원) 대비 4.5% 늘었고 전년 동기(8167억원) 대비로는 26.4% 감소했다.
올 3분기 설비투자를 부문별로 보면 ▲가입자망 7305억원 ▲기간망 2283억원 ▲기업통신 2179억원 ▲기타 2881억원 등이다.
문제는 이 가운데 소비자 대상의 유무선 설비투자인 '가입자망'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는 점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2019년 2조1990억원에서 2020년 1조5930억원으로 27.6% 줄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KT가 설비투자(CAEPX) 규모를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김영진 KT 재무실장(전무)은 “코로나 및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영향으로 설비투자 집행이 일부 딜레이 됐다"면서도 "그러나 발주된 금액으로 비교하면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 설비투자 집행이 좀 더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연간으로는 원래 계획된 수준의 설비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KT의 설비투자 집행 금액은 2조8720억원이었다.
또 그는 네트워크 장애 관련 "다시 한 번 철저한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네트워크 안정적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여전히 5G 가입자 증가 등에 힘 입어 통신 사업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무선·인터넷·유선전화 등으로 구성된 텔코 B2C 사업의 올 3분기 별도 누적 기준 매출은 7조500억원을 기록해 타 사업 대비 압도적으로 컸다. 5G 가입자는 3분기 말 기준 561만명으로, 후불 휴대폰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에 달했다.
한편, 지난달 발생한 네트워크 장애 관련 보상 비용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총 보상금 규모는 350억~400억원 정도로 예상되며,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4분기에는 유·무선 네트워크 장애 피해 보상 비용을 포함해 기타 계절성 비용이 반영되겠지만, 대규모 금액은 아닌 만큼 영업이익이 크게 주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