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운명의 날 D-1, 회생 속도내나

12일 관계인집회서 채권자 3분의 2 동의해야

성정 잔금 630억원 완납해 자금력 의문 해소

회생계획안 인가해도 AOC 재발급 절차 남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자료사진) ⓒ뉴시스

이스타항공의 운명을 가를 관계인집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운항증명(AOC) 재발급 절차로 이어지면서 내년 1분기 운항재개에 한층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11일 법원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1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 이스타항공 관계인집회를 개최한다.

이에 12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도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이다. 관계인 집회는 채권자 등이 법원에 모여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다.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 3분의 2 이상이 변제율에 동의하면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게 된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성정은 앞서 인수 자금 납입 마감 시일이던 지난 5일 잔금 약 630억원을 납입했다. 이에 하루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총 채권액 규모를 3500억원으로 산정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보고했다.

기존 채권 규모가 4200억원 수준이었던 것에서 약 700억원 줄어든 것으로 회생채권 1600억원, 미확정채권 1900억원으로 구성됐다. 협상을 통해 리스사들이 요구했던 일부 채권 금액을 줄이는데 성공하면서 채권 변제율도 기존 3.68%에서 4.5%로 상승했다.

이는 소폭이긴 하지만 개별 채권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해서는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다.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게 되면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게 되는데 이후 이스타항공은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채권 변제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의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국토부에 AOC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항공운송사업면허증’의 대표자 명의 변경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운송사업면허증은 AOC 신청시 국토부에 제출해야 하는 18가지 서류 중 하나인데 현재 이스타항공의 면허증상 대표자는 최종구 전 대표이사로 돼 있는 상태여서 먼저 변경이 이뤄져야 AOC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이로인해 법원의 인가에 이은 대표자 변경에 일정 시간이 소요돼 이달 말쯤에나 AOC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AOC 신청에서 발급까지는 약 4~5개월이 소요되지만 이스타항공처럼 재발급의 경우에는 이보다 적은 3개월(90일) 정도에도 가능하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이르면 2월 말이나 3월 초경 AOC 재취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AOC 재취득 절차와 함께 운항 재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가를 재취득하면 국내선부터 상업운항을 재개한다는 목표로 현재 보유 중인 737-800 여객기 2대 외에 추가로 1대를 리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월에 국내에 도입되는데 AOC를 재취득하는대로 총 3대로 국내선 운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국토부가 AOC 발급 심사시 제반 충족 조건들과 함께 항공사들의 자금 사정도 철저히 살피고 있다. 항공사들이 자금난을 겪게 되면 안전에 투자하지 않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가 성정의 자금력에 의문을 품을 경우, 재발급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데 이는 인수 완료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정은 이스타항공과 체결한 인수 계약서에 AOC를 취득하지 못하면 인수 절차를 종료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발급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더라도 재취득까지의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으로서는 AOC 재발급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져 내년 2월 말에 재운항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일 것”이라면서도 “발급 심사의 키를 쥐고 있는 국토부가 성정의 자금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