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과 오찬 회동한 尹, "다른 후보도 만나고 싶지만 불편 드릴까봐"
홍준표, '청년의 꿈'서 활동…尹 지원 가능성은 낮아
'尹 지지해야 하나' 질문에 "대답 불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의 최대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의 합류 여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홍 의원이 2030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만큼 그의 행보에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합류에 거리를 둔 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선 직후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지만 "저의 역할을 이미 종료됐다"며 그 이상의 역할은 거부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른 후보들을 만날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저는 만나고 싶은데 제가 불편을 드릴 것 같아서 댁으로 찾아뵙거나 하지는 못했다"며 "아마 좀 더 쉬시려고 하는 것 같아서 조만간에 좀 더 찾아 뵙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본경선에 올랐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는 오찬 회동을 하기도 했다.
반면 홍 의원은 경선 탈락 이후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을 만들었다. 그는 여기서 '준표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청년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지난 14일 처음으로 문을 연 이 플랫폼에는 이틀 만에 수천 개의 글들이 올라오는 등 2030세대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 플랫폼의 '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라는 청문홍답 페이지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해야 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대답 불가"라고 답했다.
'그래도 윤 후보를 밀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는 "윤 후보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각종 가족 및 본인 의혹 때문에 마이크를 잡을 명분이 없는 것 뿐"이라고 했다.
'경선 당심에서 윤석열 후보에 밀린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묻는 말에는 "당심이라기보다 8~9월에 들어온 급조된 당심에서 밀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선 결과에 승복하는 것과는 별개로, 양당의 대선 주자로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중 누구도 지지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반면 '미국 바이든도 나이 80에 대통령 하는데 홍준표도 대통령 선거 또 할 수 있다'라는 글에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하며 2027년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선 경선에서 떨어져 너무 아쉽다는 글에도 "언젠가 되겠지요"라고 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고 윤 후보를 측면 지원할 가능성 역시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대표는 앞서 이에 대해 "홍 의원을 선대위에 모시는 게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홍 의원이 선대위에 참여한다고 해서 지금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류하고 있는 2030세대가 갑자기 지지 선언을 하진 않는다"며 "(홍 의원은) 지금은 휴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었다.
반면 홍 의원이 국민의힘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독자 세력화 행보를 걸을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홍 의원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언주 전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에서 독자 행보 가능성에 대해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본인을 열렬하게 지지했던 그러나 국민의힘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2040에 대한 열망을 대변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청년의 꿈 플랫폼을) 출발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