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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빼앗은 ‘외국인 관객’…공연계, 빈자리 메울 대책 있나


입력 2021.11.23 15:03 수정 2021.11.23 14:1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난타 명동 전용관, 코로나 19 이후 21개월 만에 공연재개

내달 2일 서울 중구 명동 난타 전용관이 다시 문을 연다. 송승환 예술총감독의 말처럼, 메르스와 사스 당시에도 금세 상황을 이겨내는 등 1997년 초연 이후 365일 거의 쉼 없이 달려왔던 공연이 약 2년간 문을 닫게 된 건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때문이었다.


ⓒPMC 프러덕션

다시 문을 연 기쁜 순간에도, 마냥 웃을 수많은 없었다. 기존 ‘난타’의 관객 70~80%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외국인의 입국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난타뿐만 아니라 그간 외국인 관광객을 주 관객으로 했던 공연들도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팬데믹 시대를 버텨내고 있었다.


앞서 ‘난타’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한동안 공연계에서 넌버벌 퍼포먼스 붐이 일었다. 이후 ‘점프’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미소’ 등과 같이 대사가 없어도 전달되는 감정들과 화려한 무대, 자연스러운 관객 참여 덕분에 세계 공연시장에서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는 걸출한 관광 상품으로 거듭났다. 이 공연들은 외국인관광객들의 필수 여행 코스로 자리 잡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운영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송 감독은 먼저 시선을 국내로 돌렸다. 10대, 20대 관객이나 아직 ‘난타’를 접하지 않은 국내 관객들도 많다면서 이들에게 난타를 제대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받기 시작한 건 1999년 전용관을 열면서부터였다. 당분간 1997년 초연 당시 국내 관객을 대상으로 했던 그때의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도다.


내년에 25주년을 맞는 난타는 해외 공연도 재개한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6주간 공연하며, 뉴욕 공연도 예정돼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중단됐던 하와이 난타 전용관 등 해외 전용관 설립 추진도 이어갈 계획이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공연과 뉴욕 상설공연,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전석 매진의 신화를 쓰고, 국내 최초 중국 33개 도시 내셔널 투어 등으로 전 세계를 누비던 ‘점프’는 코로나19로 해외 공연이 어려워지면서 거리두기 좌석제를 운영해 국내 각 지역을 돌며 꾸준히 공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역시 비수도권 지역을 돌며 국내 다양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외국인들의 국내 공연 참여를 위한 온라인 축제 ‘2021 웰컴대학로’를 지난달까지 진행했다. 이 축제는 대학로의 우수 공연관광 작품들과 대학로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소개하는 한국 대표 공연관광 축제다.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 행사는 온라인을 통해 중계됐고, 온·오프라인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외 관객, 공연관광 관계자들과 소통했다.


개막식 당시 대학로 관광명소인 마로니에 공원, 이화벽화마을 등을 배경으로 대표 공연관광 작품인 ‘난타’ ‘페인터즈’와 같은 비언어극(넌버벌) 공연 영상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고, 대표 프로그램인 ‘웰컴시어터’를 통해 뮤지컬 ‘해적’ ‘어린왕자’, 연극 ‘올모스트메인’, 국악극 ‘활극 심청’ 등 9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난타’와 ‘점프’ 같은 외국인 관광객을 주 관객으로 했던 비언어극 콘텐츠 기획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재도약을 위해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십수년 전과 똑같은 콘텐츠의 반복, 차별화를 상실한 공연들이 언제까지 외국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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