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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추가접종만 하라는 얘기입니까?"


입력 2021.11.24 05:01 수정 2021.11.23 22:24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정부의 방역패스 접종 유효기간 적용 검토에 시민 혼란·불만 고조…"결국 추가접종 유도책"

시민들 "1·2차 접종에 심각한 백신 부작용에 시달려…또 겪을 생각에 두려울 뿐"

전문가 "언제까지 접종만 반복? 젊은 층 기억세포 남아있어 위중증으로 갈 확률 줄여"

"해외의 경우 확진자 우리와 비교할 수 정도로 많아 방역패스에 접종 유효기간 두는 것"

지난 달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시민들 불만과 혼란이 고조되고 있다.


백신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감소하는 시점이 되면 다중 이용시설 등의 출입을 제한하겠다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추가접종 유도책이 될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이미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사람들은 추가접종의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언제까지 백신접종만을 할 수는 없다며 추가접종까지 강요하는 것은 정부의 무리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직장인 강모(29)씨는 "헬스장을 가려면 방역패스가 필수적이라서 백신 1, 2차는 부작용을 무릅쓰고 맞았다"며 "1차 때는 고열에 시달렸고 2차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올라와 응급실까지 갔는데 부스터샷을 맞고 그 이후에도 또 접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무서워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알러지 반응 같은 백신 부작용은 하루 이틀 휴가를 쓰고 난 다음에 나타나기도 한다"며 "백신접종 3일차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와 업무에 엄청난 지장을 줬는데 이 상황이 또 반복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50대 여성 전모씨는 "1, 2차 백신접종 때마다 부정 출혈을 겪었다"며 "추가접종이 계속되면 이 부작용을 주기적으로 겪는다는 소리"라고 걱정했다. 이어 "주변에도 1, 2차 접종은 당연하게 했지만 부스터샷 접종은 망설이는 지인들이 많다"며 "추가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 방역패스 적용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반감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김모(26)씨는 "백신 접종이 간단하게 주사만 맞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접종 후 증상 모니터링도 필요한데 이 과정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코로나는 앞으로 평생 안고 가야 할 것 같은데 계속해서 백신을 맞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여러 번 백신을 접종하면 그만큼 부작용을 겪을 확률도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달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마친 뒤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어머니와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도 "언제까지 추가접종만 반복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젊은 층의 경우 항체가 감소해도 기억세포가 남아있어 코로나19 감염시 위중증으로 갈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은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인데, 특정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는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언제까지 추가접종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차 접종까지 국민들이 힘들게 맞아 목표 접종률을 달성했는데, 여기서 또 추가접종을 꼭 해야 하고 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생긴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의 경우 확진자가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방역패스에 접종 유효기간을 적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럴 정도의 확진자 수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특히 "접종 후 기간이 지나면 항체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억세포는 남아 있다"며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추가접종이 필요하지만 다중이용시설이나 실내체육시설 등을 이용하는 연령대는 추가접종이 없이 2차 접종만으로도 코로나19 감염시 위중증으로 갈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국민들은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일단은 백신접종 후 얼마의 기간이 지나야 항체가 줄어드는지, 얼마나 줄어드는지, 연령대별로 구분해 추가접종이 필요한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다음에 추가접종을 유도하는 것이 순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의 확진자 증가세를 잡으려는 게 아니라 접종만 계속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은 계속해서 코로나와 살아가는 것인데 특정 시설에 방역패스를 둘 것이 아니라 거리두기 등을 다시 재정비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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