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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코앞인데...” 직원들 퇴근 못하게 한 골프장 논란


입력 2025.03.26 20:11 수정 2025.03.26 20:11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온라인 커뮤니티

불이 코앞까지 온 상황에도 직원들의 근무를 강행하게 한 골프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경북 안동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로 근무했다는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근무하다 산불에 죽을 뻔했다”며 글과 영상 등을 공개했다.


A씨는 “어제 자정쯤에는 골프장 바로 근처 고속도로 양방향 통제한다고 재난 문자가 왔고 이 문자 때문에 예약한 60팀 중 5팀 정도가 취소했다. 문제는 취소 못한 55팀이 다 와서 골프를 쳐야 했는데 그래도 오후 3시 정도까지는 마스크를 끼면 참고 칠만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하지만 오후 3시 반쯤부터 갑자기 어두운 연기와 큰 재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멀리서부터 불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맡은 팀 전반이 끝나고 후반에 들어가야 했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고객들과 상의하고 있는데 직원이 나와서 후반 들어가야 한다고 얼른 들어가라고 하더라. 바람도 많이 불어서 불이 빠르게 다가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는데”라고 말했다.


결국 자기 팀 고객들도 집으로 돌아갔다는 A씨는 “이런 일이 흔치 않지만 손님들도 상황이 심각하니까 환불도 안 받고 그냥 도망가 버린 거다. 그래서 나는 다행히 살아서 나왔는데 아직 코스 안에 다른 팀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예약 취소가 안되는 것에 대해 지적한 A씨는 “아무리 골프장들이 돈에 미쳤다지만 이건 아닌 거 같다. 오늘 역대급 대참사 날 뻔했다. 나는 일단 실직자 됐다. 골프장은 다 탔다고 하더라”라며 글을 마쳤다.


함께 공개한 영상을 보면 골프장 앞까지 불이 번졌고, 주차장에서는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겨 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망자는 18명으로,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산불지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곳이다.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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