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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금리에 보험사 '불황형 대출' 들썩…풍선효과 촉각


입력 2021.11.26 06:00 수정 2021.11.25 11: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6대 손보 약관대출, 14조8000억원 돌파

연동형 평균금리 3.53%→3.34%로 '뚝'

"계약취소 위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2020년 3분기 대비 2021년 3분기 주요 손보사 약관대출 잔액 변동 추이 ⓒ데일리안

보험사가 판매하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다른 금융사 대출문턱이 높아진데다 각 보험사간 금리 인하 경쟁으로 평균금리마저 떨어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약관대출이 연체될 경우 가입자의 보험계약이 파기될 수 있는 만큼 각 보험사가 균형에 맞게 대출정책을 운영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 등 6개 주요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말 보험약관(계약)대출 잔액은 14조80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조2308억원 대비 4% 증가한 규모다.


약관대출은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50~95%)을 담보로 받을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대출이 연체될 경우에도 신용도 하락 등 영향이 없어 대표적인 생계형이자 불황형 대출로 불린다. 만약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은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선 무위험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험사 약관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각 보험사별 평균금리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올 10월 국내 13개 손보사의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 평균금리는 3.34%로 전년 동기 대비 0.19%p 급락했다. 지난 9월의 3.41%보다도 0.07%p 하락한 수치다. 보험사별로 금리를 서로 다르게 책정해 운용하는 10월말 금리확정형 약관대출 평균금리는 5.59%로 전월 대비 0.04%p 내렸다.


손해보험사별 약관대출 평균금리 변동현황 ⓒ데일리안

보험사별로 삼성화재의 올 10월말 금리확정형과 금리연동형 약관대출 금리는 6.53%와 3.79%를 기록했다. 전월 6.75%, 3.94% 대비 0.22%p, 0.15%p 인하된 수치다. 현대해상 금리도 지난 9월 7.66%, 3.76%에서 지난 달 7.51%, 3.71%로 0.15%p, 0.05%p씩 내렸다.


이처럼 보험약관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건 금융당국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보험사에 생계형 대출인 만큼 약관대출 금리를 낮추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규제방안을 도입하면서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도 약관대출 잔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은행권 신용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것과 대비된다. 실제로 지난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신용대출금리는 연 3.38~4.76%로 지난해 9월 연 2.89% 대비 1%p 이상 상승한 것이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카드론도 DSR 규제에 포함될 예정인 만큼 다른 업권에서 대출을 받기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문제는 약관대출로 수요가 급격히 쏠릴 위험이 있단 점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위험성이 없는 대출 상품인데다 이자수익까지 얻을 수 있어 좋지만, 보험계약이 해지될 리스크가 있어 마냥 약관대출을 늘릴 수만은 없다. 이에 KB손해보험은 25일부터 보험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상품별로 많게는 20%, 적게는 15% 약관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찾는 게 약관대출인데 보험사 입장에서도 연체가 생겨 계약이 파기되면 향후 받을 보험료를 못 받게 된다"며 "금융당국이 풍선효과를 주시하고 있는 만큼 영업에 힘을 줄 수 상황은 아닌 만큼 최대한 대출 잔액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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