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모집 업무 위탁 계약' 체결
케뱅, 중신용 비중 21% 달성 박차
빅테크 시너지·플랫폼 강화 기대↑
케이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대출중개업무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케이뱅크는 대규모 이용자수를 확보한 카카오페이의 플랫폼을 창구로 삼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대출중개 플랫폼 중 처음으로 인터넷은행을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고객에게 제시할 상품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금융권에선 두 금융사의 제휴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추후 연계대출 상품 출시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25일 카카오페이와 대출모집업무 위탁 신규계약을 체결했다. 케이뱅크는 자사 상품 가운데 중·저신용자에게 취급되는 '신용대출'과 '신용대출플러스'등 두 상품을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제공하게 됐다.
케이뱅크가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은 이유는 중금리대출의 확대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각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중·저신용자는 KCB 기준 신용점수 하위 50%(820점 이하) 대출자다. 케이뱅크는 연말까지 전체 대출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중을 21.5%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중신용대출의 두 달 치 이자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중·저신용 고객이 대출을 받은 지 석 달째와 1년째에 원리금을 정상 납부하면 다음 한 달 치 이자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어 지난달에는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상품 금리를 일제히 인하하기도 했다. 중신용대출 금리는 이전 대비 최대 3.27%p 낮아졌다.
이 같은 노력에 케이뱅크의 올 1~10월 간 중신용대출 공급액은 46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08억원 대비 110.6%(2442억원) 폭증한 규모다. 하지만 중신용 이외의 다른 대출잔액도 함께 늘어나면서 비중은 올 1분기 18.2%에서 13.7%로 낮아졌다. 이에 올 3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2044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중신용 대출 확대로 위한 창구로 낙점한 것이다.
두 금융사의 제휴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우선 핀테크 대출중개 플랫폼에 인터넷은행이 입점한 건 이번 케이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경우가 처음이다. 핀다, 핀크 등 다수 대출중개 플랫폼은 저축은행, 캐피탈 등 주로 2금융권의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1금융권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지방은행을 제외하면 신한은행(카카오페이), 하나은행(핀크), 한국씨티은행(핀다) 정도만이 핀테크와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두 회사 간 제휴가 다른 1금융권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의 동참의 도화선이 돼 고객의 상품 선택권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케이티스, 케이티씨에스와 신규계약을 체결하고 영상통화를 활용한 고객 신원확인 및 실명확인 증표 진위확인과 정보입력 서비스도 도입했다. 코리아크렛딧뷰로(KCB)와는 수신고객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한 가명데이터분석 위탁 계약도 새로 체결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제휴계약을 진행했다"며 "연말까지 중신용대출에 집중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