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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하락장에선 얼마나 빠질까…과거 사례 살펴보니


입력 2021.12.07 05:39 수정 2021.12.06 17:20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타워팰리스 실거래가 '반토막'

전문가 "당시와는 시장 상황 달라…급락은 어려울 것"

끝 모르고 오르던 수도권의 아파트값도 점차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끝 모르고 오르던 수도권의 아파트값도 점차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을 넘어 경기까지 '팔자'는 심리가 퍼졌고,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강북구는 상승세가 1년 반 만에 보합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시장 유동성이 줄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정이 이렇자 시장에선 하락세를 점치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하락기 땐 집값이 얼마나 떨어졌을까.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11%)보다 상승폭이 축소된 0.10% 올랐다. 6주째 상승세가 둔화됐다.


특히 지난해 6월8일 0.01% 오르면서 상승세를 지속하던 강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0.00%를 기록하며 1년 반 만에 보합으로 전환됐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306건으로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같은 영향으로 매수세가 가라앉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젠 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 당시에는 집값이 얼마나 조정 받았을까. 국내 하락장은 크게 두 번이 있었다. 지난 1998년 'IMF 사태' 때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이다.


먼저 1998년 1년 동안 전국의 집값은 12.4%, 전세값은 18% 내리며 국내 집값이 가장 큰폭의 조정을 받았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당시에는 장기간에 걸친 조정기를 거쳤다. 약 5년에 걸쳐 수도권 아파트값은 10% 가량 떨어졌다.


실거래가로 살펴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전용면적 58㎡는 본격적인 금융위기 사태가 온 2008년12월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2013년에는 2억원대로 거래가가 주저앉으며, 해당 기간 29.81% 가량 내렸다.


강남권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165㎡는 2007년 9월 33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012년에는 17억8000만원(51.14%) 떨어진 16억3000만원에 거래돼 반토막이 났다.


대치동 은마 전용 77㎡의 경우 2017년 11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후 2013년에는 기존 거래가 대비 33%가 빠진 7억6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해당 기간 집값이 조정받은 것은 기준금리 인상과 연관이 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돼,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를 올리게 된다.


이는 곧 '내집마련' 수요의 구매력 약화와 연결된다. 즉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이 감소한다는 의미로 집을 '살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또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 이들 중 커진 금융 부담에 하나 둘 집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집값은 약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현재 시장에는 이외에도 하방 요인이 켜켜이 쌓여있다. 내년에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는 데다 총량 규제도 시행된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마저 예고돼 있다. 보유세 부담도 내년부터는 더욱 강력해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선 하락기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한다. 당시와는 공급 부족과 전셋값 급등 등 다른 요인도 맞물려 있어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하방 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3기 신도시 입주 시점을 기점으로 시장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앞선 경우처럼 급락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공급이 부족하고, 전셋값이 급등하기도 해 시장 상황이 그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앞선 하락기와 달리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안에도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집값은 상승세를 보였다"며 "내년부터 상승폭이 둔화되고 이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크게 떨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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