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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대란 ①] "모든 교통약자 이용하니 법적 대수 채워도 늘 모자라"


입력 2021.12.11 06:27 수정 2021.12.12 13:59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오후 3시 이후부터는 장애인콜택시 배치 잘 안돼…예약해도 대기시간 너무 길어"

"바우처택시 안잡히면 비장애인도 장콜 이용…특별교통수단 놓고 택시잡기 경쟁"

서울시 "예산 편성돼야 휠체어 리프트 차량 도입하고 임차택시 확대할 수 있는 상황"

장애인 콜택시ⓒ연합뉴스

장애인과 노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운영되는 전용 콜택시가 점점 늘고는 있지만 이용하려는 사람들에 비해 차량이 턱없이 부족해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교통 약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택시 대란의 여파로 일반 택시를 겸업하는 바우처 택시들도 줄어들고 있어 특별교통수단 이용자들은 매일 택시잡기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애인콜택시(장콜)을 이용하는 배재현(43)씨는 "오후 3시 이후부터는 퇴근 시간이 겹치는 등의 이유로 콜 배치가 잘 안되며 시간의 흐름에 의한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예약해도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며"보통 장콜의 예약 시스템이 7시, 8시, 9시 등으로 제공되는데 7시를 예상하고 예약했는데도 거의 1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배씨는 "일반택시와 사정이 많이 다르지마는 필요한 시간에 이용하기 위해 부르는데 예약의 무의미함이 느껴진다"며 "이용 인원이 늘어나면서 수요도 뒷받침해 줬으면 하고 배차 간격에 대한 개선 등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사회적 교통약자들이 이용하는 이동수단으로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게 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콜택시(장콜)와 휠체어 없이 목발을 짚거나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들이 타는 장애인 바우처택시가 있다. 바우처 택시의 경우 평소 일반택시로 운행하다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에서 콜이 오면 수신하는 비휠체어 교통약자 맞춤형 택시다.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택시 대란이 났을 때 일반 택시를 겸업하는 바우처 택시들이 일반 콜을 우선으로 잡기에도 바빠 교통약자들의 바우처 택시 이용이 어려웠다"며 "결국 바우처 택시 이용 승객이 안 잡히면 휠체어 미이용자라 해도 장콜을 부르게 되면서, 휠체어 탑승하는 장애인이 타는 특별교통수단을 놓고 택시잡기 경쟁을 해야하는 악순환이 된다"고 꼬집었다.


변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양적으로 장애인이용 운송수단 자체가 부족하고 서울시가 장애인 콜택시라는 특별교통수단의 법정 기준 대수 이상으로 100%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 역시 "택시 대란으로 바우처 택시 이용자가 택시 이용을 못 하게 되면서 장콜을 이용하게 되면서 정작 장콜을 이용해야 하는 휠체어 타는 승객들은 불편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국장은 "장콜은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상으로 장애인 150명당 1대씩 배치하게 돼 있고 서울의 경우는 법정 대수를 넘고 있다"며 "숫자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교통약자들이 다 함께 이용하다 보니 수요 대비 대수가 절대적으로 모자라고 한번 부르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콜택시ⓒ연합뉴스

한편, 서울시는 장애인 바우처택시 연간 이용건수가 2017년 8만 8219건에서 지난해 39만 213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고, 장애인과 노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운영되는 전용 콜택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 장콜 이용자 수가 3만7000명 정도인데 반해, 장애인콜택시는 620대 밖에 없어 여전히 예약 전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박미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시가 장애인 콜택시 수요가 좀 더 많지만 실제로 장애인 이동권 자체가 전국적으로 열악한 상황이고 시외 고속버스 이용 등의 부분에 있어서 장애인 분들은 쉽게 이동할 수는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이어 "수도권에서의 특별교통수단 이용을 넘어 지역으로도 이동할 수 있도록 지역 간 이동차별도 철폐 해야한다"며 "그러기 위해 수반돼야 하는 것은 리프트 차량 콜택시와 유사 택시 수의 확대이고 서울시는 리프트 차량 등을 증차하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사무국장은 "서울시에서도 충분히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예산이 전혀 따라오지 않는 상황이다"며 "예산이 편성돼야 휠체어 리프트 차량을 도입할 수 있고 임차택시를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장애인 이동권은 사실상 시민들의 관심에서도 우선 순위가 밀려나면서 예산이 제대로 잘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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