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8위 HMM 선복량 현재 82만TEU…글로벌 선사 평균치의 3분의1
3~4년 후 각국 선사 발주한 대형 선박 공급…"시황 변동성 커져"
"공사 선주사업·선박 조세리스 도입 등 선진 해운지원 시스템 구축 추진"
해운 재건 성공으로 HMM의 선복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과의 체급차 해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HMM의 선복량은 3년 후 100만TEU를 돌파할 예정이지만 글로벌 선사 평균치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발주한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이 내년 상반기까지 인도되면 2024년 HMM의 선복량은 100만TEU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HMM은 단기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HMM의 선복량은 초대형 선박이 투입 완료되면서 2016년 40만TEU에서 현재 82만TEU까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선사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초대형선 비율도 약 50%로 글로벌 선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입된 HMM의 초대형 선박 20척이 지금까지 실어 나른 물동량은 헤드홀(아시아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수출화물)과 백홀(유럽이나 미국에서 되돌아올 때 싣는 물량)을 통틀어 총 115항차로, 약 210만4218TEU에 이른다. 컨테이너 박스를 나열할 경우 1만2625km로 지구의 지름(약 1만2700km)과 비슷한 길이다.
다만 선복량은 글로벌 선사들의 평균치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ONE, 대만 에버그린 등 세계 1~7위 선사들의 평균 선복량은 272만TEU에 달한다. 세계 7위 에버그린의 선복량은 139만TEU다.
선박 발주 잔량을 비교하면 3~4년 후의 선복량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HMM의 예상 선복량은 100만TEU로, 세계 1~7위 선사 평균 선복량 전망치인 319만TEU의 3분의1 수준에 그친다.
이에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의 글로벌 경쟁력 및 원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해진공은 한진해운 파산에서 비롯된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 하락 방지를 위해 지난 2018년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기구다.
해진공은 공사 선주사업 및 선박 조세리스 제도 도입 등 '선진 해운지원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 선주사업은 공사가 직접 선박을 사들여 해운기업에 낮은 임대료를 받고 빌려주는 방식을 말한다. 경기 불황 대비에 효과적이며 현재 연구용역을 통한 사업모델을 검토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또한 프랑스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선박 조세리스 모델’도 2023년 가량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선박을 구매할 때 고속 감가상각을 통한 세제 혜택을 이용해 선박 구입 비용을 절감하는 금융기법으로, 선박 구입 비용을 절감한 뒤 그 성과물을 투자자들한테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향후 HMM이 초대형 선박 발주로 운송비용을 낮추고 규모의 경제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지난달 간담회를 통해 “2023년이 되면 각국 선사들이 발주한 대형 선박이 대거 공급되면서 해운 시황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적선사들의 국제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박, 항만터미널, 컨테이너박스 등 핵심 영업자산의 확충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