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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국제 정치·사회 뒤흔드는 ‘케이팝’ 영향력


입력 2021.12.12 08:49 수정 2021.12.11 19:5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하이키 시탈라, 데뷔 전부터 태국 내에서 뜨거운 감자

케이팝 커진 영향력, '선한 영향력' 반갑지만 난감한 사례들도 생겨

이제 케이팝(K-POP)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가 됐다. 이들의 활동이 전 세계에 케이팝과 대한민국을 알리고 있는 것은 물론, 문화외교사절 역할을 직접 수행하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9월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었다.


때로는 이들의 말 한마디가 국제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영향력이 크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다만 이들이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의도하지 않은 ‘정치적 해석’으로 난감한 상황을 부르기도 한다.


ⓒGLG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그룹 하이키의 태국인 멤버 시탈라때문에 최근 태국이 발칵 뒤집혔다. 시탈라의 아버지가 과거 태국 군부 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인물이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태국 내에서는 ‘시탈라 데뷔 반대’ 목소리가 불거졌고, 소속사는 “고인이 된 부친의 행적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히면서 “시탈라는 태국을 자랑스러워하고 태국의 문화와 역사적 유산 그리고 태국 시민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한다”고 해명했다.


시탈라 부친의 행적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시탈라는 아직까지 ‘예비 아이돌’ 신분이다. 더욱이 태국이 아닌, 한국에서 데뷔를 예고한 상황이었지만, 태국 대중들은 시탈라가 데뷔를 하게 되면 발휘할 영향력과 그것이 태국 내에 미칠 영향을 미리 경계하며 반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낸 셈이다.


이는 비단 시탈라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삼는 지금의 국내 아이돌들은 음악, 문화 분야는 물론, 환경과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 중이다. 의도를 했던, 하지 않았던 그들의 발언과 행동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힘’으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긍정적으로 활용이 될 때는 ‘선한 영향력’으로 풀이가 된다. 그룹 블랙핑크는 지난해 12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영상을 주한영국대사관과 함께 제작해 공개해 전 세계 팬들의 행동을 끌어냈으며,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인종차별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공식 트위터에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 팬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를 방해하는 등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 옳은 일에 목소리를 낸 아이돌과 이들의 소신에 영향을 받은 전 세계 팬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면서, 케이팝 팬덤이 한때는 미국 내에서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평가를 받았었다.


다만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해석이 되며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의 ‘대만기’ 사건이다. 지난 2016년 대만 민진당 주석 차이잉원이 대만 총통으로 당선됐을 당시 쯔위의 국기 사건이 당시 선거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쯔위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만기와 태극기를 흔들었고, 이에 중국 내에서 ‘대만 독립 운동자’라는 비난을 받고 사과한 사례가 대만인들의 표심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사건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케이팝 영향력이 커졌다는 걸 실감한다. 지금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대기 때문에 아이돌들과 그 팬들도 예외는 아니다. 음악 외적인 발언은 하지 않던 시대와는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긍정적인 부분을 짚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가끔은 의도와 무관하게 정치적으로 해석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소신을 밝히지 않을 권리’는 무시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해외의 상황과 심각하게 얽힐 때도 있는데, 국내의 상황을 그곳에 전달하기도, 혹은 그곳의 상황을 국내 팬들에게 이해를 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해명하기조차 힘들어질 때가 있다”고 과도한 정치적 이용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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