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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통해 인연 이어지길"…'국물의 맛' 찾아 한·일 아우른 '고독한 미식가' [29th BIFF]


입력 2024.10.03 11:56 수정 2024.10.03 12:08        (부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 이번에 첫 연출 맡아

"'고독한 미식가' 사랑해 주는 분이 있고, 그들을 웃게 할 수 있다면 한국에 올 것"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첫 연출 도전 소감부터 한국의 음식을 소재로 삼은 이유까지.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만화를 원작으로 2012년부터 TV도쿄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고독한 미식가'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주인공 고로를 맡아 온 마츠시게 유타카가 감독 겸 배우로 관객들을 만난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츠시게 유타카는 "1년 전 촬영 때문에 부산에 왔었다. 그런데 그때 부산영화제 때문에 부산으로 오는 직행 비행기가 없었다. 서울을 경유해서 오느라 '상당히 민폐를 끼치는 행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농담하면서 "1년 후 이렇게 레드카펫을 걷게 돼 영광"이라고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소감을 밝혔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로 처음 각본, 연출을 맡은 마츠시게 유타카는 "일본의 드라마 업계가 좋은 상황이 아니다. 좋은 인력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좋은 자극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그렇다면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딱 한 작품만 같이 했습니다만, 한국의 봉준호 감독님에게 편지를 보냈다. 한국에서도 이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 많으니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아쉽게도 함께 하지는 못했다. 기대를 하겠다고 답장을 주셨는데, 기대를 하신다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다른 일본 감독이 하느니 내가 하자고 여겼다. 리더십을 가지고, 드라마 스태프들을 성장시키는 것도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 같다고 여겼다"라고 감독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이 영화에서는 극 중 고로가 폭풍 속에서 표류하다 한국까지 오게 되는 과정이 담긴다. 그곳에서 황태 해장국, 고등어구이, 닭보쌈 등 한국 음식을 맛깔나게 먹으며 반가움을 자아낸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저는 일본의 후쿠오카에서 자랐는데, 어릴 때부터 한국은 가까운 나라라고 인식을 했다. 어른이 돼 한국에 와 봤더니, 특히 부산은 물고기를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본과 같았다. 기후나 채소도 비슷한데, 맛을 어떻게 내는지가 다르다고 여겼다. 바다를 건너면 이렇게 다르다는 것에 충격도 받았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고독한 미식가'의 내용과도 직결되는 것이라고 여겼다"고 낯선 나라의 음식을 담은 이유를 밝히면서 "이 작품은 프랑스를 건너 한국까지 오게 된다. 푸드 코디네이터와 헌팅을 하면서 알아봤는데, 영화의 모티브로 명태 해장국이 좋을 것 같아 사용을 하게 됐다. 작업을 할 때부터 여러 식재료를 실험한 것은 내게도 모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마츠시게 유타카 특유의 맛깔나면서도 깔끔한 '먹방'이 그 매력을 배가한다. 그는 "드라마지만, 절반은 다큐멘터리 같았다. 실제 음식점에 방문해 주인이 직접 만드는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이니까요. 먹는 게 중요한 작품이었다. 스태프들에게도 항상 말한다. 드라마는 한 번에 승부를 봐야한다고. 순서대로 찍어야 한다고 말한다. 낭비가 되게 음식을 먹지 않고 깨끗하게 다 먹으며 다큐적으로 보여줘야 완성이라고 여긴다"라고 그 비결을 언급했다.


이 영화에서 활약한 배우 유재명에 대해선 "한국을 중심으로 영화를 찍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한국의 배우와 연기를 하고 싶었다. 한국의 작품을 보면서 찾아봤다. '소리도 없이'라는 작품을 보고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 관계자들에게 말을 했고, 내가 처음 떠올린 배우가 함께 해 줘서 정말 기뻤다"라고 섭외 과정을 전했다. 그는 "유재명의 파트는 영화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피크라고도 볼 수 있다.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이것이 가능했다는 점은 내가 영화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기도 했다. 그걸 함께 이뤄내 더 좋았다"고 기쁨을 표했다.


일본의 오래된 드라마가 한국에서도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선 "처음 시작했을 때 아저씨가 밥 먹는 게 뭐가 재밌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공복 상태에서 무언갈 맛있게 먹는 것이 여러 드라마에 질리거나 거부감을 느끼던 분들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한 것 같다. 이런 점이 동아시아에 공통적으로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저도 이 시리즈가 왜 인기가 있는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한일, 일중 관계 모두 그렇지만 아시아는 공동체라고 여긴다. 문화도 그렇고 산업은 함께 손을 잡고 걸어야 한다고 여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드라마 시리즈를 매개로 한국과 일본의 인연이 이어진다면 사이가 좋아질 것이라고 여긴다. 이 작품을 사랑해 주는 분이 있어 한국에 오게 되고, 보는 이들을 웃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부산에서 첫 선을 보인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내년 1월 일본에서, 3월 한국에서 개봉 예정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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