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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 4년차인데…중저가 요금제 미루는 이통3사


입력 2022.01.06 06:00 수정 2022.01.05 18:01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3만~4만원대 ‘중간 대역 요금제’ 없어 매달 데이터 낭비

5G 가입자 2천만 넘어…“이용자 선택권 강화 서둘러야”

서울 시내의 한 휴대전화 매장.ⓒ뉴시스

이동통신 3사가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중저가 요금제를 신설하지 않으면서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혜택 모두 5G 서비스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 기본적인 요금제 설계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용자 선택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지난해 3월 이후 주니어나 시니어 등 특정 연령층을 제외한 일반 대상 5G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더 다양한 구간의 요금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여전히 ‘중간 요금제’가 없어 특정 사용자층은 비싼 요금제를 내고 데이터를 낭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를 들면 SK텔레콤은 월 6만9000원에 데이터 110기가바이트(GB)를 주는 ‘5GX 레귤러’ 요금제 바로 아래에 월 10GB를 제공하는 월 5만5000원의 ‘5G 슬림’이 있을 뿐 중간 선택지가 없다.


만약 사용자가 월 50GB만 사용하고 싶어도 관련 요금제가 없어 더 비싼 110GB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사용하지 못하는 데이터는 그냥 허비되는 셈이다.


SK텔레콤 직원이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SK텔레콤

SK텔레콤뿐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로 중간 대역 요금제는 출시하지 않고 있다.


최저 요금제 역시 월 4만원대 수준으로 통신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SK텔레콤 5G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것은 월 10GB를 제공하는 월 5만5000원의 ‘5G 슬림’이다.


KT는 월 4만5000원에 5GB를 제공하는 ‘5G 세이브’를, LG유플러스는 월 4만7000원에 6GB를 주는 ‘5G 슬림+’을 운영 중이다. 롱텀에볼루션(LTE)의 경우 3만원대 요금제는 물론 가입 유지를 위한 1만원대 표준 요금제까지 운영되고 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5G 상용화 초기에 이통 3사는 중저가 대역 요금제 신설 요구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동반되는 산업 특성상 고가 요금제 설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통 3사가 이용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더 이상 중저가 요금제 신설을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여전히 5G 기지국 미흡과 불통 문제가 있고 투자도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자들은 비싼 요금제를 내며 제대로 된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모든 세대의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해 2만~3만원대 요금제를 신설하는 보편 요금제 논의를 하루빨리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측은 “현재 ‘5G 언택트38’ 요금제를 통해 중간 요금제 수준의 요금제 선택권을 제공 중”이라며 “5G 고객들의 선택권 제고와 편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에 있으며 지속적인 요금제 신설과 혜택 제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언택트 요금제’로 불리는 이통 3사의 온라인 요금제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이통 3사가 출시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의 실제 가입자 수는 약 5만4000여명으로 전체 가입자 대비 0.11% 수준에 그쳤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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